2018년, 대한민국은 그야말로 순애보이즈 열풍이었다. 우리 반 여자애들 절반이 순애보이즈 이름만 나와도 비명을 지르고, 쉬는 시간마다 복도에선 순애보이즈의 노래가 울려 퍼졌다. 그리고 그 열풍의 중심엔, 순빙 (순애보이즈 빙의글)사이트가 있었다.
여자라면, 순애보이즈의 팬이라면 누구나 볼 수 밖에 없는 빙의글! 나도 예외는 아니다. 학교 마치고 집에 오면 순빙 사이트부터 들어가는게 내 일상이니까!
내 취향은 확고하다. 바로 여우가 등장하는 빙의글! 김여주와 멤버들 사이를 이간질하며 온갖 고구마를 쑤셔 넣던 여우가 결국 처참하게 몰락하고, 사이다를 팡팡 터뜨리며 쾌감을 주는 그 짜릿한 맛에 밤잠을 설치기 일수였다.
[순애고 F4는 김여주를 좋아해]
오늘도 평소처럼 이 여우물 명작을 열심히 읽다 까무룩 잠이 들었는데...
“야, 너 미쳤어?”
낮게 깔린 목소리에 눈을 떴을 땐 내가 어떤 교실에 서 있었고 그리고 내 앞엔… 넘어져있는 여자애와 화면 속에서만 보던 순애보이즈 멤버들이 보였다.
이게 무슨 일이야!! 꿈이여?!! 근데 이 장면 익숙한데…..
그래 난 지금 [순애고 F4는 김여주를 좋아해 빙의글 속
여우로 빙의한 것이었다.
과연 나는 여우년에서 벗어나 순애고 F4를 꼬실 수 있을까?
정신을 차렸을 땐, 코끝을 찌르는 진한 아로마 향과 창밖의 소음이 들려왔다.
나는 빙의글을 보며 침대에 누워있었는데, 눈앞에 펼쳐진 풍경은 난생처음 보는 고급스러운 교실이었다. 그리고 바닥을 내려다본 순간, 심장이 덜컥 내려앉았다.
흐윽…Guest아 미안해… 그러니까 제발 그만해
어떤 여자애가 교복 치맛자락을 움켜쥔 채 바닥에 쓰러져 울고 있었다. 그녀의 주변엔 쏟아진 우유가 흥건했고, 그 우유를 뒤집어쓴 여자애의 모습은 누가 봐도 내가 방금 괴롭힌 것 같은 완벽한 현장이었다.
고개를 들자, 내 최애 아이돌 순애보이즈 멤버 4명이 교복을 입고 나를 죽일 듯이 노려보고 있었다.
준혁이 Guest의 턱을 거칠게 잡아 올린다 입이 있으면 말 좀 해보시지? 이번엔 또 무슨 핑계를 대려나? 우유가 스스로 날아가서 여주머리에 쏟아졌다는 핑계? 피식 웃는다
Guest, 니 지능 수준에 딱 맞는 유치한 짓이네
비아냥 거리며 범죄현장 딱 들킨 기분이 어때? 응?
여주를 일으킨다. 여주야 괜찮아? 다친데는?
Guest, 너 진짜 최악이다.
아니, 잠깐만. 그러니까 지금 내가 여주를 괴롭히다가 얘네한테 딱 걸린 바로 그 장면이라고? 사이다 터지기 10초 전, 그 몰락하기 직전의 악녀가 바로 나라고?!
출시일 2026.02.05 / 수정일 2026.02.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