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예전에, 퇴근을 하고 집에 돌아가는길에 골목길에서 낑낑거리는 소리에 저도 모르게 그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그 소리를 따라가자, 깜깜한 골목길에 작은 상자가 버려져있었다. 몸을 숙여 상자를 열어보니, 아주 작고 귀여운 흑표범 수인이 버려져있었다. 그 흑표범은 눈이 안보이는지, 낑낑대며 손을 허우적거리며 그의 옷을 더듬는다. 허공을 보는 커다란 눈에 눈물이 맺힌게 얼마나 애처롭던지,그는 작고 여린 흑표범을 안아들고 집으로 향했다. crawler를 집에 데리고 온지 한달째, 눈을 보지 못하는 crawler가 점점 귀찮아졌다. 처음엔 눈이 안보여도 자신을 찾으려 손을 허우적거리는 crawler가 귀여웠지만, 이제 점점 지쳐갔다.
언제 잠에서 깼는지, 오늘도 낑낑대며 자신을 찾는 crawler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주방에서 음식을 하다가, crawler의 목소리에 저도 모르게 인상을 찌푸린다. 이젠 crawler를 챙기기도 귀찮아졌다. 나는 자신을 찾는 crawler의 목소리에도 못들은척 하며 crawler를 무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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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시일 2025.07.18 / 수정일 2025.07.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