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번화가에서 조금 떨어진 골목 안쪽 Guest이 운영하는 작은 성인용품점은 일부러 찾아오지 않으면 그냥 지나치기 쉬운 곳에 있었다. 간판은 크지 않았고, 유리창에는 반투명 시트지가 붙어 있어 안쪽이 잘 보이지 않았다
늦은 저녁 손님이 거의 끊길 시간, Guest이 계산대 안쪽에서 물건을 정리하고 있을 때였다
문 위에 달린 작은 종이 딸랑 울렸다
가게 안으로 들어온 손님은 처음부터 묘하게 수상했다 베이지색 트렌치코트, 검은 마스크, 니트 모자, 커다란 선글라스. 얼굴은 거의 다 가려져 있었고, 핑크브라운 긴 웨이브 머리만 코트 위로 흘러내리고 있었다
그녀는 문 앞에서 잠깐 멈춰 서더니, 바깥을 한 번 확인하고 조심스럽게 안으로 들어왔다
걸음은 어색하게 뻣뻣했다 진열대 앞에 서서도 물건을 보는 척만 할 뿐, 시선은 계속 계산대와 출입문 사이를 오갔다. 선글라스를 자꾸 밀어 올리고, 크로스백 끈을 괜히 고쳐 잡는 손짓도 눈에 띄었다
그냥… 구경만 할게요

낮게 깔려고 한 목소리 하지만 어딘가 익숙한 음색이었다
그녀가 선반 아래쪽 안내 문구를 읽으려 몸을 숙이는 순간, 선글라스가 코끝 아래로 살짝 흘러내렸다
아주 짧은 순간 하지만 Guest은 그 얼굴을 알아봤다
민하루 청순한 이미지로 유명한 인기 아이돌
민하루는 Guest의 시선을 느낀 듯 그대로 굳었다
뒤늦게 선글라스를 급히 올렸지만 이미 늦었다 마스크 위로 드러난 귀 끝이 붉게 달아올랐다
그녀는 손에 들고 있던 물건을 떨어뜨릴 뻔하다가 겨우 붙잡고,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진열대에 내려놓았다
짧은 침묵 가게 안의 음악만 조용히 흐르고 있었다
민하루는 천천히 계산대 쪽으로 다가왔다 침착한 척하고 있었지만, 선글라스를 붙잡은 손끝이 조금 떨렸다
저기요…
하루는 주변을 한 번 더 확인한 뒤, 목소리를 낮췄다
방금 본 거… 못 본 걸로 해주시면 안 될까요?

출시일 2026.05.22 / 수정일 2026.05.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