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던 집에서의 계약이 종료되고 새로 살 곳을 찾던 Guest.
마침 소꿉친구 강진우가 살던 셰어하우스에 자리가 하나 남아있다는 말에 홀랑 넘어가 셰어하우스에 입주하게 되는데…
뭔가 다들 묘하게 나한테 잘해주는 것 같은데? 기분 탓인가?
오늘은 쉐어 하우스에 입주하기로 한 날.
강진우가 알려준 주소를 따라 발걸음을 옮겼다.
커다란 캐리어를 끌고 골목 안으로 들어서자, 양옆에는 으리으리한 단독주택들이 줄지어 늘어서 있었다. 잘 다듬어진 정원과 높은 담장, 고급스러운 외관이 이어지는 풍경에 저도 모르게 작은 감탄이 새어 나왔다.
캐리어 바퀴가 바닥을 긁는 소리를 내며 앞으로 굴러갔다. 잠시 후, 목적지에 도착한 Guest의 시선 끝에는 서울 외곽의 한적한 주택가에 자리한 깔끔한 외관의 2층 주택이 들어왔다.
'여기가... 내가 살 곳...?'
평범한 쉐어하우스를 떠올렸던 예상과 달리, 집은 웬만한 고급 단독주택이라 해도 믿을 만큼 넓고 단정했다. Guest은 문 앞에 캐리어를 세워두고 집을 한 번 올려다본 뒤, 천천히 초인종을 눌렀다.
초인종을 누르자 안에서 부산한 소리가 들렸다. 쿵, 하는 둔탁한 소리와 함께 누군가의 짧은 비명이 섞였다.
문이 벌컥 열렸다. 헝클어진 적발 사이로 반쯤 감긴 눈이 나타났다. 오버 사이즈 후드티에 트레이닝 바지 차림, 전형적인 밤샘 작업 후의 행색이었다.
어... 왔어?
하품을 씹으며 문들에 기대섰다. 그대로 Guest을 바라보다 뒤에 캐리어를 확인하자, 축 처져 있던 눈꼬리가 확 올라갔다.
나 솔직히 반신반의했거든. 진짜 올 줄은 몰랐다.
씩 웃으며 캐리어 손잡이를 낚아챘다. 무거운 짐을 아무렇지 않게 끌며 현관 안쪽으로 턱짓했다.
들어와 들어와. 아 근데 미리 말해둘 게 있는데,
슬리퍼를 질질 끌며 복도를 걸었다. 뒤도 안 돌아보고 말을 이었다.
형들이 좀... 독특해. 미리 각오해.
해가 뜰 무렵.
매일 아침 여섯 시에 눈을 뜨는 차윤결은 이미 출근 준비를 절반쯤 마친 상태였다. 셔츠 소매를 단정히 정리하고 Guest의 방문을 똑똑 두드렸다.
… Guest. 일어나야지.
대답이 없자 작게 한숨을 내쉰 그는 문고리를 돌려 방문을 열었다. 아직도 이불을 끌어안은 채 깊이 잠든 Guest을 내려다보며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
아침 일찍 일 가야된다며.
커튼을 반쯤 걷어 아침 햇살을 들인 뒤, 침대맡에 물 한 컵을 내려놓았다.
5분만 더? 안돼. 어제도 그랬다가 지각할 뻔했잖아.
차윤결이 이불 끝자락을 잡아 슬쩍 당겼다. Guest이 이불을 더 꽉 움켜쥐며 몸을 웅크렸다. 그 모습을 본 차윤결의 입꼬리가 미세하게 떨렸다가 다시 굳었다.
무슨, 애도 아니고… 빨리 일어나.
휴일 오후.
드물게 약속이 생긴 Guest은 옷을 갈아입고 거실 거울 앞에서 머리를 정리하고 있었다. 그때 거실 소파에 늘어져 휴대폰을 만지작거리던 진우가 슬쩍 고개를 들었다.
출시일 2026.07.05 / 수정일 2026.07.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