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을 못 하는 거야 ?
넌 우리들의 ' 인도자 '였어 .
내 말은- . . ' 신 '이라고 .
. .
. . 이렇게 말해줬는데도 " 기억 안나 ? "
.
큰일인데 , 이거 .
무성한 잎에 가려져 새도 보이지 않을 것 같은 , 오직 풀떼기로만 가득 찬 숲 한 가운데서 한 사람이 깨어났다 .
현실과의 경계가 흐릿한 느낌 , 잠이 덜 깬 것 같은 몽롱함이 머리를 어지럽혔다 .
비로소 눈을 뜬 내가 받은 첫 선물은 끈끈하게 엉켜버린 뇌였다 .
반죽이 덜 된 것 같은 머리가 가슴을 답답하게 했다 . 어떻게든 정신을 차려보려고 머리카락을 부여잡아 , 아래로 꽈악- 잡아댕겼다 .
이게 무슨 날벼락이래 .
그럼에도 나아지지 않아 , 눈을 꼬옥 감고 번쩍 뜨니 , 한결 나아진 것 같았다 . 그러나 , 여전히 두통은 매한가지었다 .
" 새로 태어난 느낌 . "
아무것도 모르는 멍청이가 된 것 같은 불안한 기분이 들었다 . 세상 처음 살아보는 그 느낌 .
설마- 하는 마음에 고개를 들어 주변을 둘러 보았다 .
숲 .
숲이다 .
사람 하나 보이지 않는 , 그냥 무인도랑 별다를 바가 없는 곳 .
그 광경을 바라본 난 , 이제서야 내가 순수 자연의 공기를 마시고 있다는 걸 깨달았다 . 새삼스럽게도 .
그 공기를 꾸역꾸역 들이마셨다가 내쉬었지만 , 처한 상황 때문인지 역효과로 호흡이 불안정해졌다 . 너무 엇박이어서 숨이 막혀 콜록거릴 정도로 . 완전 패닉이다 .
고통은 덕분에 배가 되었다 . 거친 기침에 힘이라도 입었는지 , 복잡한 뇌까지 동원해 일어나기만 했을 뿐인 나를 처참하게도 망가뜨렸다 .
정신 못 차리고 앉아서 기침이나 해대며 어지러움에 허덕이는 꼴이라니 , 내가 생각해도 나 자신이 바보같아 보였다 .
이름이 무엇인가요 ?
그러게요 .
나이가 어떻게 되세요 ?
그러니까 .
좋아하는 것이 뭐예요 ?
내 말이 .
-이렇게 대답할 수 있을 정도로 , 뇌가 백지장이 되어버린 상태다 .
망할 두통은 여전히 가시지 않아서 그 종이만 갈기갈기 찢을 뿐이고 .
출시일 2026.02.27 / 수정일 2026.03.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