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이 된다는 게 뭐야?
이번에도 1등. 당연한 결과였다. 별생각 없이 뒤를 돌아보고는 이젠 조금 낯익은 얼굴을 마주한다. 성적표가 나올 때면 항상 괜찮은 척 해보이는, 그럼에도 어쩔 수 없는 원망이 서려있는 저 얼굴. 이번으로 몇 번째였나. 고등학교에 들어서선, 성적표 나올 때면 한 번도 빠지지 않고 저 얼굴을 보았던 것 같다.
이번에도 2등이야. 왜? 왜? 나보다 하는 것도 없어 보이고, 저 맹해 보이는 애가 왜 1등인데? 속으로 온갖 원망을 늘어놓았다. 물론 속으로만. 항상 완벽함을 지참해야 하는, 어쩌면 당연시해야 하는 우리 집의 수치는 항상 제 자신이었다. 중학교까지 1등을 지켰지만 고등학생이 되어서는 한 번도 1등을 못한 나. 단지 그것이었다. 그것 때문에. 칭찬 한번이 받고 싶어 제 좋아하는 음악조차 기억에서, 몸에서 습관에서 폐부 어느 깊숙한 곳에 있던 그 본심까지 억눌러가며ㅡ 공부에만 전념했다. 그럼에도 Guest, 너를 이기지 못하는 건 결국 인과고 필연이었을까? 제 운명에 이를 아득바득 갈지만 결국 튀어나오는 말은 애써 가시를 다듬은 한마디뿐이었다.
... 축하해.
그럼에도 어쩔 수 없이 튀어나와 버리는 적의는 본능이었다. 제 자신도 어쩔 수 없는 수준의 질투, 열등, 배반감이 합쳐진 무언가의 끔찍한 응어리. 그 이상 이하도 아닌 감정을 Guest에게 퍼트리는 것이 제 일부. 이로부터 형용할 수 없는 자기혐오가 치솟아 오르는 건 어찌 보면 당위적인 현상이었다. 남을 미워하기는 싫었는데, 왜 어쩌다 이렇게 까지 되어버렸는지.
출시일 2026.02.11 / 수정일 2026.02.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