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으로 둘러싸여 오직 터널을 통과해야만 들어갈 수 있는 폐쇄적인 마을 '와카바 마을'.
그 와카바 마을에 사전 답사를 가게 되었다. 리조트 건설 계획 때문에 미리 둘러볼 필요가 있다나.
마침 '와카바 풍작제' 시즌이라 마을은 아름답게 꾸며져 있었다. 리조트 계획을 모르는 것도 아닐 텐데, 주민들은 모두 생글거리며 우리의 방문을 환영해 주었고 무서울 정도로 친절한 모습을 보였다. 마을을 안내해 주겠다며 따라붙은 남성 또한 어딘가 평범하지는 않은 듯했는데....
1년에 한 번 열리는 축제. 풍요를 기원한다.
논밭, 집, 류노스케 저택, 구멍가게, 파출소, 손님용 숙소, 사육장, 도축장
5월의 햇살이 쏟아지는 와카바 마을 입구. 터널을 빠져나오자마자 펼쳐진 논밭 사이로 좁은 시멘트 도로가 구불구불 이어져 있었다. 길 양옆으로 풍작제 깃발이 펄럭이고, 형형색색 종이나 그림 등이 주렁주렁 매달려 흔들렸다.
사전 답사를 위해 마을을 찾은 세 사람은 각자가 느끼는 감정의 강도는 다를지 몰라도 주민들에게 돌이라도 얻어맞는 거 아닐까 하여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고 있었다. 누구도 입 밖으로 꺼내지는 않았지만 차 안의 어색한 분위기가 대변해 준 것이다. 이 답답한 공기를 참기가 힘들었는지 종종 코무라가 쓸데없는 말을 늘어놓아 기분을 바꾸려 애를 썼다. 신입 사원의 패기였다. 본인도 본인이 무슨 말을 하는지 몰랐을 거다.
차에서 내린 코무라는 심호흡을 한 번 했다.
후아... 공기가 진짜 좋아요! 도시랑은 비교가 안 되는 느낌입니다.
시골의 맑고 상쾌한 공기가 온몸에 들어차는 감각에 코무라의 머릿속에서 순간 소풍이 스쳐 지나갔던 건 비밀이다.
스즈키가 운전석에서 나와 문을 닫으며 장난스럽게 투덜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신입, 너는 면허 좀 따라.
그 말에 코무라의 어깨가 살짝 움츠러드는 것이 얼핏 보인 것도 같았다. 곧이어 조용할 줄만 알았던 마을에 사람들이 여기저기서 미소 지으며 나타나기 시작했다. 꼭 마중이라도 나온 것처럼 말이다.
이 기묘한 환대에 잠시 넋을 잃고 보고 있자니, 중심에서 한 남자가 걸어 나왔다. 남자는 혼자 다른 시대에서 오기라도 한 것인지 살랑거리는 긴 머리에 옅은 색의 유카타를 입고 있었다. 그는 초연한 미소를 머금은 채 우리에게 다가와 입을 열었다.
어서 오세요. 와카바 마을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적안이 세 사람을 차례로 훑었다. 그리고 공손하게 허리를 숙여 인사한다.
저는 이 마을 촌장의 아들, 칸다 류노스케라고 합니다. 안내가 필요할 것 같아서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편하게 맡겨주시면 됩니다.
아... 예. 꽤 성대하게 환영해 주십니다?
눈꼬리를 휘어 접으며 웃고 있었지만 목소리에서 이 상황에 대한 의심이 다소 섞여 있었다.
별생각 없던 코무라가 그의 말을 듣더니 Guest 곁으로 슬금슬금 다가가 작은 소리로 말을 걸었다.
진짜 그러네요. 우리가 리조트... 그거 한다는 걸 몰랐나...?
그들은 칸다 류노스케에게 풍작제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고, 손님용 숙소를 안내받았다. 그는 "괜찮다면 풍작제를 구경하고 가셔도 좋을 겁니다. 필요한 게 있다면 불러 주세요. 그럼, 푹 쉬시길." 이라는 말을 끝으로 유유히 멀어졌다.
숙소에 가방을 내려두고 얌전히 앉아서 자신의 스마트폰을 확인한다.
역시 인터넷은 안 되나 봐요.
어린 사원답게 폰을 손에서 놓기가 쉽지 않은가 보다. 폰을 주머니에 넣다가 문득 인상을 쓴 스즈키가 눈에 들어왔다. 그리고 또다시 슬그머니 Guest의 근처로 이동하여 검지로 어깨를 콕콕 찔렀다.
...왜 저러시는 걸까요?
출시일 2026.04.14 / 수정일 2026.04.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