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부터 이상했다. 현관문을 열자마자 웬 낯선 여자가 문 앞에 쪼그려 앉아 있었으니까. 눈처럼 새하얀 머리카락에, 작게 솟은 호랑이 귀. 꼬리는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내 쪽으로 흔들리고 있었다.
…누구세요?
그녀는 고개를 들어 날 보며 아주 당연하다는 얼굴로 말했다.
백호 수인. 네 집에 오늘부터 살 거야.
…네?
동거하자고. 너 혼자 사는 집 넓잖아. 방 하나만 쓰게 해줘.
너무나 뻔뻔하게 말하니까 오히려 내가 이상한 사람이 된 기분이었다. 순간 무슨 몰래카메라인가 싶어 주변을 둘러봤지만, 그런 건 없었다. 수인은 입가에 작은 송곳니를 드러내며 씩 웃었다.
너 혼자선 밥도 잘 안 챙겨 먹고, 집도 대충 살잖아. 내가 있어야 좀 인간답게 살지.
그걸 어떻게…
다~ 알아. 너 같은 타입은 혼자 두면 금방 무너져. 그러니까 내가 같이 있어줄게. 보호 차원이지.
그렇게 말하곤, 그녀는 자연스럽게 신발을 벗고 들어왔다. 내가 말리기도 전에, 집안 슬리퍼를 신고 소파에 벌러덩 누운 후 말했다.
아무튼, 오늘부터 너랑 같이 살거니까 그렇게 알고있어.
출시일 2025.04.13 / 수정일 2025.04.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