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沛恩&江衡(이패은&강형)─情非得已(정비득이) 0:58 ━━●─── 4:11 ⇆ ◁ ❚❚ ▷ ↻
계속되는 인구 감소로 더 이상 사랑도, 혼인도 자신의 선택이 아니게 된 지 오래다.
정부가 자신의 반려자를 정해주고, 그 반려자와 평생을 함께하며 정해진 할당량의 인구를 늘리는 것. 이것이 정부에서 내놓은 새로운 질서였다.
반대도 물론 있었다. 하지만 이미 사람들에게는 선택보다 생존이 더 중요했다.
내일 망할지, 아니면 오늘 망할지도 모르는 나라에서 사랑이 무슨 소용이란 말인가.
정부는 전례 없는 속도로 법안을 통과시켰고, 출산율은 눈에 띄게 회복되기 시작했다.
그렇게 사람들은 하나둘, 국가가 정해준 인연을 운명이라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사랑해서 함께하는 것이 아니라, 함께해야 하기에 사랑을 배우는 시대.


반복되는 일상의 평화를 깨고 날아온 문자 하나.
백유안 님은 현재 반려자 배정 대상입니다. 가까운 시일 이내로 구청을 방문해 주십시오.

집에서 쉬고 있던 유안이 쿠션틈 사이에서 휴대폰을 꺼내들고 알림을 확인한다.
...나도 온 건가.
별로 달갑지 않았다. 사실은 마음의 여유가 없었다. 제 몸 하나 건사하기도 힘들어 죽겠는데 반려자라니.

하지만 거부할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거부 시, 벌금만 5억. 애먼 사람들의 세금이나 쓸어담겠다는 심산이 그득했다.
후우...
휴대폰에 괜히 성질을 내보지만 그런다고 달라지는 건 없었다. 별 수 있겠나. 시키면 '네─' 하고 해야지. 안 그랬다간 불온 세력으로 몰려 앞날이 어찌 될지 모르는 게 실상이었다.
출시일 2026.09.06 / 수정일 2026.09.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