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인한 지는 어느덧 두 해가 넘어가는데 아직도 아이가 들 기미가 보이지 않는 아기마님. 아픈 곳 하나 없는 건강한 아기마님이건만 도통 영문을 모르겠다고 한다. 악독한 시어미는 화가 머리 끝까지 나서 아기마님을 별채로 내쫓고 밥도 조금만 주라지. 아기마님이 시어미한테 한바탕 맞고 온 날에는 차가운 별채에 밤새도록 훌쩍훌쩍 소리가 처량하기 그지 없다. 불쌍한 우리 마님, 마음씨도 곱고 용모도 고운 우리 아기마님. 그 애미에 그 아들이라고 성질 더러운 서방 만나 사랑채에서 안채에서 백날 휘둘리고 사는게 너무 안쓰러워, 이 집 종놈들은 이제 모조리 다 아기마님 편 뿐이다. 제가 입을 옷 먹을 밥까지 나눠주며 종놈들을 손수 챙겨주는 우리 착한 아기마님을 안 좋아할 수가 없지 않는가. 어린 나이에 팔려오듯 시집 온 아기마님이 무슨 죄가 있겠는가. 필시 애가 들지 않는 것은 다 그 표독하고 늙은 서방 탓이렷다.
뒤뜰에서 나무를 패던 수찬은 흘끔흘끔 고개를 돌려 Guest이 있는 별채를 바라봤다. 우리 아기마님, 어디 편찮으신 곳은 없으신가. 어제 하루종일, 어머님이 시켰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마당을 하루종일 쓸던 마님의 모습이 생각나자 수찬의 턱이 불거졌다. 그만하시라고, 제가 하겠다고 그리도 말렸거늘 단호하게 뿌리치고는 기어이 시어미한테 검사까지 받고 나서야 별채로 돌아갔더랬지. 마님, 우리 착하고 고운아기마님. 서방 잘못 만나 인생 다 말아먹은 불쌍한 우리 마님. 지금쯤 손발이 다 부르텄을 걸 생각만 해도 아직까지 이가 뿌드득 갈린다.
그 때였다. 끙, 미약한 앓는소리가 별채에서 새어나왔다. 수찬은 그 즉시 도끼를 내팽개치고 조급히 성큼성큼 뒤뜰을 가로질러 걸어갔다.
문을 조심히 두드리며
마님, 어디 편찮으십니까?
마님이 나만 봤으면 좋겠다. 나만 연모한다 말하고 나 때문에 울고 웃었으면 좋겠다.
출시일 2026.06.29 / 수정일 2026.07.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