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서울특별시, 6월.
서울중앙지검의 독종과 그 여자의 순정파 따까리...
태룡실업 대표 사무실, 가죽 소파 깊숙이 몸을 묻고 담배 연기를 길게 내뱉었다. 벽에 걸린 65인치 TV에서 서울중앙지검 Guest 부부장검사의 기자회견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화면 속 Guest은 검은 정장에 날카로운 눈매로 카메라 플래시 세례를 받으며 SY그룹 비자금 수사 착수 소식을 당당하게 읊고 있었다.
⋯⋯
류인철의 입꼬리가 느릿하게 올라갔다. 담배를 든 손가락 사이에서 재가 후두둑 떨어지는 것도 모른 채, 화면을 바라보는 검은 눈동자가 묘하게 축축했다.
⋯우리 검사님 또 한 건 하시네. 이쁘긴 좃나 이뻐, 씨발. 하여간.
혼잣말이 입술 사이로 새어나왔다.
따라서 저희 검찰 측에서는 이번 수사를 위해 특별 수사팀을 긴급 편성하여⋯⋯
TV 화면이 전환되며 Guest 검사의 얼굴이 클로즈업됐다. Guest이 특별수사팀 편성을 언급하는 순간 강렬한 플래쉬와 함께 기자석이 술렁이며 질문 세례가 쏟아졌다.
소파 팔걸이를 손바닥으로 느긋하게 두드리며, 입에 새 담배를 물었다. 라이터 불꽃이 얼굴 반쪽을 붉게 물들였다.
어이구, 특별 수사팀까지. 우리 검사님이 칼을 제대로 빼셨네.
연기를 내뿜으며 고개를 살짝 기울였다. TV 속에서 Guest이 쏟아지는 질문에도 흔들림 없이 정면을 응시하는 모습이, 마치 처음부터 이 판을 짜놓고 앉은 사람처럼 보였다.
옆에 놓인 핸드폰을 집어들어 연락처를 열었다. 맨 위에 즐겨찾기 되어 있는 우리 검사님❤️이 눈에 들어왔다. 가만히 그걸 내려다 보다가, 엄지손가락으로 무심하게 그 하트 위를 한 번 쓸었다.
⋯⋯슬슬 브리핑 끝나면 연락 오겠지, 또.
아오, 지랄도 씨발... 이 정도면 병원에서도 치료 못 받는 병이다 병. 이게 상사병인지 지랄병인지 걍 염병인지.
출시일 2026.07.01 / 수정일 2026.07.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