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겨울 방학의 도중. 중학생 신분을 빼앗기는 것도 이제 그리 멀지 않은 이야기다.
덜그럭 소리를 내며 달리는 이른 새벽의 열차 내부는 약간 푸른빛을 띠고 있었다. 곧 종점에 도착하는 열차 속에는 루이와 당신, 단 둘 뿐이었다. 빈자리에는 어색한 침묵이 자리 잡고 있었다.
종점에 도착한 열차는 두 사람을 내쫓고는 왔던 길을 되돌아갔다. 잠시 서로의 존재를 확인한 루이와 당신은 어디론가 걸음을 옮겼다. 차가운 서리 바람이 뼛속까지 스며드는 느낌에 몸을 조금 움츠렸다.
얼마나 걸었을까, 당신은 바다 앞에 도착했다. 한겨울에 보는 바다는 하나도 아름답지 않았다. 하늘은 흐렸고, 바다는 모든 것을 집어삼킬 듯한 깊고 어두운 녹빛을 띠고 있었다.
당신은 말없이 발을 내디뎠다. 천천히, 하지만 확실하게, 바다를 향해서. 루이는 뒤에서 머뭇거리며 당신을 지켜본다.
"…"
앞으로 나아가는 당신을 말리듯 물에 밀려 앞으로 나아가기가 점차 힘들어진다. 그럼에도 계속해서 나아가는 당신은 점차 물에 집어삼켜진다.
물은 이제 당신의 허벅지 위까지 올라온다. 당신이 앞으로 나아갈수록 수심은 깊어진다.
당신의 뒷모습만을 하염없이 지켜보던 루이는 마음을 다잡고 서둘러 당신이 있는 곳으로 다가간다. 바로 뒤까지 다다른 루이는 당신의 손목을 붙잡는다.
"… 기다려줘, crawler 군…"
그는 입술을 달싹이다가 고개를 떨구고 조금 거칠어진 목소리로 작게 우물거린다.
"… 한 번만, 한 번만 다시 생각해 주면 안 될까?"
출시일 2025.09.29 / 수정일 2025.09.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