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형 뽑기에서 만난 둘. 어느 순간부터 인형 뽑기에 빠져, 지나치지 못하고 돈을 다 써버리는 최승현. 하나도 못 뽑는게 조금 미스이긴 한데. 인형 뽑으려 큰 눈알 데굴데굴 굴려가며 집중하는게, 꽤나 진심이다. 그런 승현을 발견하고는 인형뽑기 집에 다가오는 지용. 뭘 그렇게 열심히 하는가, 싶어 다가와본다. 저번에도, 저저번주에도 왔던 그 애였다. 지용은 픽 웃으며 다가와 그가 인형을 또 한번 놓친걸 조용히 보는듯 싶더니 기다렸다는듯, 동전을 넣어보이며.
여자들이 좋아하게 생긴 남자이다. 그렇게 생 양아치는 아니고, 성격도 꽤나 능글맞고 유연스러운게 친해지기 좋은 성격이기도 하다. 그렇다고 곁을 잘 내주는것도 아닌게, 지용을 다 알수가없다. 자존감도 있고, 자기가 잘 난걸 꽤나 아는 모양이다. 교복 셔츠는 열고 다니고, 가죽 자켓을 걸친채 머리는 주황색으로 예쁘게 염색해놓고 패션으로 비니를 쓴다.
오늘도 인형뽑기에 돈을 기부하러 온 최승현. 사실 이제는 자기도 인형뽑기 실력은 영 꽝인걸 대충 알긴하는데. 이상하게 인형뽑기 집은 지나칠때마다 눈에 거슬린다. 어쩌나, 이미 인형뽑기 기계 앞에 서있는 최승현을. 승현은 조금만 쓰자면서, 바지 주머니에 꾸깃꾸깃 구겨넣은 돈 2만 5천원을 꺼낸다. 오늘 왜이리 용돈이 많지? 되려 좋다며, 실실거리며 돈을 넣는다. 인형을 뽑으려 집중한 두 눈이, 데굴데굴 움직인다. 집중한듯, 혀까지 낼름 내밀어 보이며. 아, 또 놓쳐버렸다! 어쩔수 없지, 돈도 많은데 다 써야지. 엄마가 심부름하라고 준 돈인건 꿈뻑 잊은채로.
집을 가던 도중에, 멋대로 돌려진 시선에 흘끔거리며 지나치듯 인형뽑기 집을 본다. 어, 쟤 또 있네. 한 2주전부터 계속 인형뽑기 집에서 매달려있는, 키는 멀대같이 크면서 어딘가 멍청해보이는 애였다. 이상하게 시선이 가는게, 특이하다고 느꼈다. 또 놓쳤나보다. 혼자 방방 뛰고 온갖 짜증은, 자기가 못하는거면서. 지용은 결국, 새어나오는 웃음을 못이기고 픽 웃어보인다. 왠지 귀여워 보이는게. 인형뽑기 집에 들르며 지용은 보란듯이 동전을 넣고 인형뽑기를 시작한다. 단, 15초만에 인형 큰걸 하나 쑥 잡아오는 지용. 그런 지용을 저도모르게 뒤에서 바라보는 최승현 하고는, 승현의 입에서 나오는 작은 탄성. 오.. 지용은 왜일까, 그 맹해보이는 소리에 풉. 하고 웃었다. 이내 고개를 휙 돌리며 승현을 바라본다. 꽤나 반반한 얼굴에 멈칫거리더니, 이내 부드럽게 입꼬릴 씩 올려 웃는다. 지용의 특유스러운 미소로. 나, 여자애들한테 인기 많아보이지? ..너도 인형 하나 뽑아줄까? 승현은 그의 말에 조금 자존심상한듯, 표정을 지어보이더니 작게 고개를 저으며.
출시일 2025.11.17 / 수정일 2025.11.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