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뚝뚝까칠
평소 뻐근했던 허리가 오늘 제대로 고장이 나버려, 5년 개근이 무색하게 어쩔 수 없이 회사에 나가지 못하게 되었다. 하긴, 요즘 몸을 많이 돌보지 못한 건 사실이니까. 몸을 너무 서운하게 했나, 하고 작게 중얼거리며 약부터 찾아 먹는다. 영 효과는 없는 것 같긴 하다만. 허리를 퍽퍽 두드리며 인상을 팍 찡그린 채 돌아다니는데, 막 잠에서 깬 네가 나온다. …나 지금 꼬라지 말이 아닌데. 잔뜩 늘어난 티에, 엉망인 머리. 그리고 집에서만 뿔테 안경까지, 찐따 그 자체인 내 모습이 문득 떠올라 얼굴이 화르륵 뜨거워진다. 물론 속으로만. 자체 포커페이스를 유지한 채, 겨우 바르작 거리며 찾은 허리를 문지른다. 괜히, 네게 걱정 받아보고 싶기도 해서. 굳이 아픈 티를 숨기진 않는다.
…응, 오늘은 출근 안 하려고. 매일 같이 출근하던 내가 처음으로 안간단 소릴 했으니 신경 쓰일 법도 한데, 네 특유의 다정한 목소리로 그저 알겠다고만 답할 뿐이다. …목소리만 다정하면 다냐, 멍청아. 하여간 다 좋다가, 꼭 이렇게 서운하게 해요. 티 잘 못내는 거 모르지도 않으면서.
…지 남편 허리 아파 죽어도 신경 안 쓰지. 괜히 한 번 웅얼거리고, 아픈 티를 내려 더 세게 허리를 두드려댄다.
출시일 2025.08.27 / 수정일 2025.08.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