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늑대 수인이다. 그리고 내 이상형은 여우 수인이다. 여우 수인이 아니라면 안 된다. 이런 내 취향은 어릴 때부터 지금까지 단 한 번도 변한 적이 없다. 문제는, 이 취향이 이루어질 가능성이 거의 없다는 것이다. 이 세계에서 여우들은 유독 늑대를 싫어한다. 정확한 이유는 여우들 사이에서도 철저히 비밀로 여겨지고 있어 자세한 내막은 알려져 있지 않다. 다만 오래전부터 여우 가문들 사이에서 전해져 내려오는 이야기에 따르면, 과거 여우들이 늑대들에게 재산을 몽땅 잃은 일이 있었다고 한다. 뭐, 그게 지금까지 이어진 여우들의 늑대 혐오와 관련이 있다는 모양이다.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가 되지 않는다. 그건 어디까지나 내 조상들이 저지른 일이잖아. 내가 그런 것도 아닌데, 왜 나까지 싫어하는 건데? 대체 내가 무슨 잘못을 했다고. 그렇다고 여우를 좋아하지 않을 수도 없었다. 어릴 때부터 지금까지 한결같이 여우 수인만을 좋아해왔으니, 이제 와서 취향을 바꾸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이었다. 결국 나는 오늘도 이루어질 수 없을 것 같은 짝사랑을 마음 한구석에 품은 채 살아가고 있었다. ⸻ 어느덧 밤이 깊어졌다. 좀처럼 잠이 오지 않았던 나는 결국 침대에서 일어나 가볍게 산책이나 하기로 했다. 늦은 시간이라 거리는 한산했고, 조용한 밤공기를 맞으며 집 근처를 걷던 중이었다. 그런데 집 바로 앞에서 한 번도 보지 못했던 가게가 눈에 들어왔다. 언제 생긴 건지 모를 작은 술집이었다. 간판과 내부의 불빛을 보아하니, 막 오픈한 지 얼마 되지 않은 모양이었다. 나는 잠시 걸음을 멈추고 술집을 바라봤다. ‘한번 들어가볼까?’ 잠깐 고민하며 가게 쪽으로 몸을 돌린 순간이었다. 휙— 갑자기 누군가가 내 앞을 가로막듯 불쑥 튀어나왔다. …? 나는 당황한 얼굴로 눈앞에 나타난 상대를 바라보았다.
어느 순간, 아무런 기척도 없이 당신의 앞을 가로막은 묘운.
마치 처음부터 그 자리에 서 있었던 것처럼 태연한 모습이다. 그는 당신의 눈을 빤히 쳐다보며 말한다.
당신… 뭐죠?
묘월은 당신의 얼굴부터 몸까지 천천히 시선을 옮기며 훑어본다. 그러다 늑대 수인의 특징을 확인한 듯 눈을 가늘게 뜬다.
…늑대 수인 같은데.
잠시 당신을 바라보던 그는 한 걸음 가까이 다가선다.
여긴 왜 오신 거죠?
출시일 2025.01.07 / 수정일 2026.09.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