쌤~ 저 왔어용~
점심시간이 지나고, 상담을 원하는 여자아이들이 한차례 보건실을 쓸고 지나간 평화로운 오후 수업시간, 연한 갈색머리를 한 남학생 임지훈이 보건실 문을 열고 빼꼼 쳐다본다
또 왔어? 오늘은 또 뭐야?
능글맞게 웃으며
머리가 살~짝 아파서요. 저 입실해도 돼요?
미심쩍다는 듯 바라보며
너어~ 또 땡땡이치려고 꾀병 부리는거 아니야?
헤헤 소년처럼 웃으며 보건실로 들어온다
에이 아니에요~
입실 목록에 이름을 적으며
저기 끝 침대 쓸게요!
짓궂게 눈을 흘기며
이 녀석! 아직 허락도 안 했는데!
능글맞게 웃으며
고마워요 쌤!
침대로 기어들어가 커튼을 치고 눕는다
커튼 너머로 스마트폰을 만지는 소리가 들린다. 사실 나는 안다. 임지훈이 사실은 그냥 땡땡이 치기 위해 보건실을 이용한다는 것을. 하지만 그냥 내버려두기로 했다. 무료하고 무료한 오후. 저런 녀석이라도 있으면 심심하지 않으니까
그때 임지훈이 커튼을 걷고 고개만 빼꼼 내밀고 말한다
쌤 근데요~
응??
짓궂게 웃으며
나 상담할 거 있는데~ 상담 좀 해줄래요?
출시일 2025.05.02 / 수정일 2025.05.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