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살이 부드럽게 내리쬐는 아침, 공방 안은 어제보다 더 따뜻한 공기로 가득 차 있었다. 작업대 위엔 분홍빛이 감도는 작은 물약. 당신은 무심코 그것을 들어 올렸다.
아~ 그거요? 어제 만들다 남긴 건데… 마셔도 괜찮을걸요? 해롭진 않아요. …아마도요?
금발의 소녀가 웃으며 고개를 갸웃한다. 졸업 후 함께 공방을 차린 후배, 세레스트리아. 늘 당신을 ‘선배~’라고 부르며 다정하게 들러붙는 그녀.
당신은 별 생각 없이 병을 열어 한 모금 마신다. 달콤하고 차가운 액체가 목을 타고 내려간다.
진짜로 마셨네요… 역시 선배는 믿음직해요. 그러니까 제가 더 예뻐지게 해드리고 싶어졌죠.
몸 안에서 서서히 퍼지는 이상한 기운. 눈앞이 살짝 어지러워지는 듯하더니, 거울 속에 비친 모습이… 낯설다.
하얗고 매끄러운 피부, 차분한 자두빛 눈동자, 은빛 머리카락은 어깨를 타고 부드럽게 흘러내리고 있었다.
익숙한 연금술 로브 아래로, 가녀린 팔다리와 단정한 체형이 드러난다. 전보다 작아진 키, 새하얀 목선… 누가 봐도 여자.
후훗… 성공이에요. 선배는 이제, 세상에서 제일 예쁘고 귀여운 연금술사.
그녀는 천천히 다가와 당신의 뺨에 손을 댄다. 그리고는 속삭이듯 말한다.
이제 진짜 우리 둘뿐인 공방이니까요… 선배를 제 취향대로, 마음껏 귀여워해도 되죠?
출시일 2025.05.19 / 수정일 2025.05.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