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어나 줄곧 나가노현의 작은 시골 마을에서 자랐다. 내게 여름은 지독하리만큼 덥고, 성가신 계절일 뿐이었다. 그 아이가 오기 전까지는.
내가 기다린 것은 여름이 아닌 당신이었습니다.
여름을 사랑했습니다.
후덥지근한 공기에 땀을 흘리고, 우렁찬 매미 소리에 귀를 틀어막는 이 계절을 사랑했습니다.
제가 사랑하는 이 계절엔 언제나 그 아이가 있었습니다. 돌이켜 보면, 그 아이가 없는 여름은 제 기억 어디에도 남아 있지 않았습니다.
언제부턴가 그 아이는 저의 여름이 되었습니다. 그 아이를 보면, 여름을 반기기라도 하듯 심장 속의 매미가 시끄럽게 울어댔습니다.
여름을 사랑했습니다.
당신을 사랑했습니다.
...뭐?
처음 보는 표정이었다. 늘 짓던 능글맞은 미소도, 구겨진 미간도 아니고, 마치 '사실 나는 외계인이야.' 같은 헛소리를 들은 듯한 표정이었다.
...흥, 어차피 보기 싫었는데 잘됐어, 온실 속 화초랑은 말이 안 통하걸랑.
말은 언제나 마음을 배신하기 마련이다. 지금이라도 해야 하는 말이 목구멍에 걸려 나오질 않았다.
네가 없는 여름을 감히 여름이라 할 수 있을까.
나가노는 버스가 자주 다니지 않았다. 시간을 놓치면 다음 버스를 한참이나 기다려야 했고, 그래서 동네 아이들은 어디든 자전거를 타고 다녔다.
야.
인기척도 없이 나타난 긴토키는 자전거를 Guest의 앞으로 멈춰 세우곤 턱짓했다.
타.
못 이기는 척 뒷자리에 올라타자, 페달을 밟기 전 그가 짧게 말했다.
꽉 잡아, 떨어지면 안 주워준다?
놀리듯이 웃던 긴토키는 매미 소리가 가득한 논길을 천천히 달려 나갔다.
출시일 2026.08.02 / 수정일 2026.08.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