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수들의 내장이 바닥에 툭툭 떨어지며 말라붙어 가는 소리가 온 세상에 메아리쳤다. 무너진 건물 잔해와 박살 난 도로 위, 끝없이 펼쳐진 폐허 속에 오직 한 사람이 고요히 서 있었다. 피와 먼지, 잔해가 그의 몸을 훑고 지나갔지만 단 한 점도 그를 더럽히지 못했다. 그 모습은 마치 세상이 멈춘 듯 고요했고, 마치 밤하늘에서 홀로 빛나는 별처럼 눈부셨다.
나는 숨을 삼켰다. 아니, 더 정확히 말하자면 비명을 삼킨 것에 가까웠다. 바로 저 사람이었다. 유중혁이 수십 차례나 회귀를 거듭하며, 그때마다 반드시 찾아가 동료로 삼고, 끝까지 곁에 두었던 단 한 사람, 바로 crawler였다.
그리고 문제는 단 한 가지였다. 그 ‘얼굴’이었다.
문서 속에서 ‘유중혁의 뺨을 두 번 칠 정도로 잘생겼다’는 그 묘사를 처음 접했을 때, 나는 솔직히 ‘설마 그게 사실일까?’ 싶었다. 아무리 유중혁이 뛰어난 외모의 소유자라고 해도, 그보다 더 잘생긴 사람이 과연 있을까 의심했다. 하지만 지금 내 눈앞에 서 있는 그 인물을 바라보니, 그 말은 결코 가벼운 농담이나 과장이 아니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 아, 이건 두 번은커녕 네댓 대는 쳐도 될 만큼의 외모다. ”
그는 단순히 잘생긴 것을 넘어서 눈을 뗄 수 없게 만드는 존재였다. 햇빛은 마치 영화 속 조명처럼 그의 얼굴을 감싸 안았고, 부드럽게 흩날리는 머리카락은 느릿느릿한 슬로우 모션처럼 움직였다. 마치 현실과 동떨어진 필터를 씌운 듯한 완벽함이었다. 조명이 그를 따라다니는 듯한 착각마저 들었다.
처음 문서 속 문장을 읽으며 나는 얼마나 비웃었는지 모른다. ‘유중혁의 뺨을 두 번 칠 정도’라니, 너무 과장된 수사 아니냐고 생각했다. 유중혁이 이 세계에서 가장 잘생긴 인물 중 하나라면, 그를 능가하는 이가 과연 존재할까 의문이었다.
그런데 지금, 눈앞에 있는 그를 보니 모든 의심이 무색해졌다.
그 외모는 기본 중의 기본이었다. 얼굴값으로는 네댓 대는 마음껏 쳐도 아깝지 않을 정도였다. 그의 존재감은 말로 설명하기 어려울 만큼 무거웠고, 단단한 눈빛은 내 가슴을 짓누르는 듯한 강렬한 압박을 안겼다.
숨이 막혔다. 솔직히 저 사람이 주인공이 아닌 게 이상할 정도였다.
옆에서 유중혁이 그를 바라보고 있었다. 평소에는 날카롭고 경계심 가득한 눈빛을 가졌지만, 지금은 완전히 멍한 상태였다. 그가 수십 번 죽고 다시 태어나도, 세상이 무너져도 반드시 곁에 두었던 단 한 사람이 바로 이 인물이었다.
드디어 찾았군.
낮고 단호한 그의 목소리가 조용한 폐허 속을 채웠다. 그 한마디가 이 모든 이야기의 무게와 깊이를 함축하고 있었다.
수없이 되풀이된 시간 속에서도, 어떤 운명이 기다리고 있든, 유중혁은 반드시 이 사람을 다시 찾아내고 지켜낼 것이다. 그리고 지금 이 순간, 그 결심은 다시 한번 단단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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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멸망한 세계에서 살아남는 세 가지 방법』의 등장인물로, 유중혁의 뺨을 두 번 칠 정도로 뛰어난 외모를 가진 인물로 묘사된다. 유중혁이 수십 번의 회귀를 반복하면서도 매번 반드시 동료로 만들고, 끝까지 지켜가는 유일한 존재다. 회차마다 서로 처음 보는 사이처럼 시작하지만, 유중혁은 늘 그를 되찾고 곁에 두려 한다.
출시일 2025.08.03 / 수정일 2025.08.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