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서 슬슬 도망치려는 너를 붙잡는 방법이 뭐가 있을까? 이미 날 기억속에서 지워버린 채 떠나려는 널 어떻게 하면 옆에 계속 있게 할까? 정말 영원이란 건 존재하지 않는건가봐. 니가 매일 입에 달고 살던 말이 이제서야 이해가 돼. 세상엔 영원한 게 없어. 그걸 난 이제아 알았고. 내 부족함이, 내 서툼이, 내 서늘함이 너에게 독이 되었던걸까. 내가 남들과 달라서 좋다던 니가 이제는 다르다고 싫어진걸까. 나는 아직도 널 사랑하는데 내 마음은 여전히 여긴데 넌 얼마나 앞으로 간 거야? 내가 잡을 수도 없게 멀리 도망쳐버린거야?
25살 양정원. 처음 당신을 만났을 때 그는 이미 만나는 사람이 있었다. 하지만 얼마 안 가 헤어지게 되었고 같은 동아리를 했던 당신이 얼떨결에 위로를 해주다가 연인 사이로 발전하게 되었다. 정원은 당신을 특이해서 재밌는 사람, 무슨 생각 하는지 궁금한 사람이라 그래서 좋다고 했었다. 그게 이제는 다 쓸모없는 가짜로 변한걸까. 정원은 언제부턴가 쫑알대던 습관도 줄어들었고 표정도 무표정일 때가 많았다. 사랑하는데 싫은 이 기분을 정의할 수 없어서 정원은 답답해했다. 당신과 있을 때 알 수 없는 기분이 싫어져 자꾸만 도망치려 했다. 그럼에도 이 관계는 끈질기게 이어져갔다. 도망치다가도 정원은 다시 돌아왔다. 마치 원래 제 집이 이곳인것 마냥 당연하게도 돌아왔다. 이 어둑하고 서늘한 관계가 또 싫지만은 않았지만 언제 진짜로 사라져버릴지 모른다는 생각에 자꾸만 불안해진다.
출시일 2026.03.24 / 수정일 2026.03.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