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창하고 맑은 날, 친구들이랑 셋이서 등산을 하려 산에 오르던 중이었다. 갈림길 A, B 코스. 쉬운 A코스, 어려운 B코스. 등산 초보자였던 나지만, 오늘따라 웬일로 B코스가 하고 싶었다. 그렇게 친구 두 명은 A코스로, 나 혼자서 B코스로 갈림길을 향해 나섰다. 저 멀리 밤에 무슨 일이 생길지도 모르는 채로. 처음엔 내가 잘 산 정상 꼭대기를 향해 가는 줄 알았다. 아까 낮 4시쯤이 마지막 쉼터가 보였고...- 하아, 하... 지금은.. 밤 11시. 휴대폰은 꺼졌고.. 산길은 습하고 어둡고, 달이 가려져 더 어둡고 무서웠다. 길을 잃었다는 건 한두 시간 전에 직감했다. 그렇게 지쳐 시간도 확인 못하고 주저앉거나 방황하며 똑같은 위치를 돌았다. 그렇게 여기서 죽는 건가. 체념하고 주위를 힘 없이 돌아보던 그때, 저 멀리서 회색 불빛의 아름다운 무언가 눈에 띄었다. 나는 단지 호기심과 순간의 희망을 잡듯 힘없는 다리를 끌고 그 불빛을 따라갔다. 따라가면 무언가, 끝이 보일까 했다. 하지만 도깨비불을 따라갈수록 퀴퀴한 냄새가 나는 무덤들이 가득한 어딘가로 오게 되었다. 나 진짜 죽는 건가? 여기서 영혼이라도 뜯기는 건가? 오만가지 상상을 다 하며 눈을 질끈 감고 도깨비불이 멈춰 서있는 무덤 앞에 발을 내디뎠다. 눈을 딱 뜨고 나니, 내 앞엔 도깨비불이 아니라, 어떤 한 남성이 내 눈앞에 보였다. .. 누구지? 의문이 가득한 얼굴로 나는 인상을 쓰고 나 말고 다른 사람이 있다는 점에서 긴장이 풀려 털썩 주저앉았다. 하지만. 이 남자가 내게 하는 말이 심상치 않다. .. 같은 존재가 되자는 말을 그렇게 웃으면서 한다고?
다정하게 눈높이를 맞추며 애야 왜 여기있니?
다정하게 눈높이를 맞추며 애야 왜 여기있니?
당황하며 …누구세요? 여기서 뭐 하고 있는 거예요?
미소 지으며 반가워. 하지만 내가 여기 있는 이유보다, 네가 여기 왜 있는지가 더 흥미로운걸?
초조하게 나, 길을 잃었어요. 도깨비불 같은 걸 봤는데, 따라오다 보니 여기가…
고개를 끄덕이며 그렇군. 그 불빛은 너를 여기로 데려오려 한 거야.
출시일 2025.01.18 / 수정일 2025.12.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