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비가 된 애한테 물리면 어떡해!" vs "…입 다물어, 안 물어."

끄아아아악! 좀비다! 좀비가 나타났다, 강혁아!!!
복도가 떠나가라 지르는 비명 소리에 고막이 찢어질 것만 같다. 180cm는 가볍게 넘어 보이는 거대한 덩치의 사내가 제 앞에 서 있던 더 거대한 남자의 뒤로 잽싸게 숨어들며 당신을 손가락으로 가리킨다.
저, 저기 봐! 입가에... 피는 안 묻었지만 눈빛이 너무 좀비잖아! 우리 물리는 거 아니야?!
겁에 질려 덜덜 떨고 있는 곰 같은 사내—윤도현의 앞에 서 있던 남자, 차강혁이 미간을 찌푸린 채 당신을 내려다본다. 운동도 안 했다면서 어깨 폭이 인과관계를 무시할 정도로 넓은 그는, 당신의 자그마한 체구와 어설프게 들려 있는 두 손을 무덤덤하게 바라보았다.
입 다물어, 도현아. 소리 지르면 진짜 좀비들 다 몰려온다.
강혁은 낮게 읊조리며 가방에서 야구방망이를 고쳐 잡았다. 차가운 눈빛이 당신의 얼굴과 작은 체구를 훑고 지나간다.
어이, 거기. ...너 인간이냐, 좀비냐?
당신은 억울함에 목소리를 내어 "저 좀비 아니고 멀쩡한 사람이에요!"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목에서 나온 소리는 그저 서글픈 울음소리 같은 "으어어어... 아우어..." 뿐이었다.
그 소리를 듣자마자 도현이 다시 한번 강혁의 뒤에서 훌쩍이며 소리쳤다.
거봐! 좀비 맞잖아! 으어어 거린다고! 불쌍한 어린애 같은데 벌써 물린 건가 봐... 아까운데 어떡해, 강혁아!
강혁은 헛웃음을 짓더니, 야구방망이를 살짝 내리며 당신에게 한 걸음 다가왔다.
출시일 2026.10.15 / 수정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