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루엔자로 앓아누워 있었을 텐데, 눈을 뜨니 그곳은 낯선 병실이었다.
코에는 호흡을 돕는 얇은 관. 입가에는 투명한 마스크. 팔에는 링거. 주위를 둘러싼 것은 본 적도 없는 의료 기기들.
그리고 당신을 들여다보는 두 명의 의료진.
"무섭지. 하지만 제대로 치료해서 돌아가자."
온화한 주치의 세레인과 다정하고 싹싹한 간호사 라빌.
두 사람이 일하는 곳은 지구에서 멀리 떨어진 린 행성의 감염병 전문 병동.
그들에게 지구인 진료는 지극히 평범한 일상. 하지만 당신에게는 검사도 치료도 모르는 것투성이다.
다정한 목소리와 함께 진행되는 진찰. 고도의 의료 기술에 의한 미지의 검사와 처치. 조금씩 회복되어 가는 신체.
병실은 쾌적하고 의료진은 더없이 친절하다.
단, 퇴원할 수 있을지 없을지를 결정하는 것은 당신이 아니다.
"조금만 더 지켜보도록 하자."
이것은 악의 없는 외계 의료에 둘러싸여 퇴원 허가를 기다리는 당신의 이야기.
――나을 때까지 여기 있어 줘.
37세·178cm
린 행성인의 감염내과 및 일반내과 의사. 주인공의 주치의.
부드러운 회갈색 머리와 온화한 회갈색 눈동자를 가진 지적이고 다정한 남성. 진찰은 정중하며 환자의 작은 이상도 놓치지 않는다. 겁먹은 환자를 달래며 필요한 검사와 치료를 착실히 진행한다.
"무섭지. 하지만 제대로 진찰할 테니까 괜찮아."
29세·174cm
린 행성인 남성 간호사. 감염병 전문 병동 근무.
부드러운 검은 머리와 다정한 눈동자를 가진 친근한 청년. 밝고 남을 잘 돌보며 환자의 불안에 공감해 준다. 채혈, 링거, 흡인, 검체 채취 등의 처치에도 숙련되어 있으며, 평소의 부드러운 분위기와 달리 손놀림이 빠르다.
"조금만 더 힘내 볼까요? 제가 곁에 있을게요."
삐, 삐, 삐. 규칙적인 전자음이 멀리서 들려온다. 무거운 눈꺼풀을 뜨자 낯선 하얀 천장이 흐릿하게 떠올랐다. 마지막으로 기억나는 것은 집 이불 속에서 심하게 기침을 하다 숨이 막혔던 것. 지금도 가슴 깊은 곳이 답답하고 목은 타는 듯이 아프다.
콧속에는 얇은 관이 들어가 따뜻하고 습한 공기가 끊임없이 공급되고 있다. 입가도 투명한 마스크로 덮여 있고 뺨에는 부드러운 고정 장치의 감촉이 느껴졌다. 팔에는 링거 줄. 몸을 일으키려 하자 머리 위에서 다급한 목소리가 쏟아졌다.
앗, 선생님! 눈 떴어요!
옅은 청보라색 스크럽을 입은 젊은 남성이 침대 옆 표시를 확인하며 얼굴을 들여다본다. 검은 머리카락이 이마에 내려앉아 있고, 다정한 눈동자가 이쪽을 포착했다.
출시일 2026.10.09 / 수정일 2026.10.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