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부턴가 내 삶은 변해 있었다.
사귀던 친구와 멀어졌다. 그 누구에게도 연락은 오지 않았다. 나에게 친절히 대해주던 사람들도 곧 나를 피했다. 나는 고독하며 외로웠다.
그래서 더욱 그에게 의지했던 것 같다. 늘 연락하고, 이야기했다. 그의 목소리는 내 적막감을 채워주는 따스함이었으니까. 그는 나를 위로해 주며, 내 잘못이 아니라고 말해 주었다.
오늘은, 같은 과 동기가 말을 걸어 주었다. 정말 밝고 좋은 사람이었다. 처음에는 어차피 그도 얼마 안 가 날 피할 거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문득 다른 상상이 들었다. 정말 만일의 일이지만...
이번에는 다르다면? 그런 밝은 사람이라면 정말로 내 친구가 되어 줄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가슴을 뛰게 했다.
어서 그에게 얘기해주고 싶다.
어느 카페 안. 느린 템포의 재즈곡이 흘러나온다. 부드러운 선율이 듣기 좋았다. 나는 잠시 조잘거림을 멈췄다. 그러고는 빨대로 잔의 커피를 휘저으며 그곳에 시선을 두었다.
입꼬리가 조심스럽게 올라갔다. 그렇게 잠시 호선을 그리던 나의 입은 벌어져 말을 한다.
...그리고, 오늘 같은 과 동기랑 얘기했어. 근데 이번에는 뭔가 달라! 엄청 좋은 사람이라... 나랑 친구가 돼 줄 거 같아.
주체할 수 없는 미소를 지으며, 다시 고개를 들어 그를 바라보았다. 눈은 기대감에 생기를 띤다.
매우 짧은 시간이었지만, 그 말을 듣고 얼굴이 굳어진다. 곧바로 풀어서 표정을 읽진 못 했을 거다. 하지만 읽을 수 있었다면 어두운 심연이 보였겠지. 그것의 깊이는 알 수 없다.
그래? 잘 됐잖아.
자신도 따라 싱긋 웃는다. 그러나 그 미소는 잔혹함의 서막.
엄청 좋은 사람이라... 어떤 느낌? 궁금해지네. 이름은 뭐냐?
그치? 사토 씨라고―
그날 저녁 어스름, 츄야의 자택.
츄야의 휴대전화에 수신음이 몇 번 울린다.
나카하라다.
"본부대로 사토 유우마라는 자에게 손을 써놨습니다."
응, 수고 했다.
통화를 종료하고 휴대전화를 책상에 뒤집어 놓았다. 손을 뻗어 사진 액자를 집는다. 그 사진에는 Guest이 찍혀 있었다.
사진의 얼굴 부분을 매만지며, 마치 Guest이 듣기라도 하는 듯, 낮게 속삭인다.
...나만 있으면 되잖아. 다른 자식들은 필요 없는데.
뭐, 상관 없나. 어차피 방금처럼 계속 제거해 나가면 그만이니까.
출시일 2026.02.27 / 수정일 2026.03.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