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여전히 꼼꼼히 세고 있다. 오늘은 누나랑 내가 사귄지 89일째다. 나는 베시시 웃으며 누나를 더 꼭 끌어안았다. 현재 내 집, 내 침대 위. 나는 누나가 온다길래 미리 청소해놨다. 누나는 내 무릎 위에 앉은채 휴대폰을 만지작거리고 있다. 나는 그래도 웃으며 누나에게 말한다. 누나, 사랑해.
나는 누나가 똑같이 말해주길 기다리며 누나의 목덜미에 얼굴을 부볐다. 그때, 누나가 말하는 게 들렸다. 헤어지자고. 그 말에, 나는 천천히 고개를 들어 누나를 쳐다본다. 누나는 말한다. 전남친 잊고 떨어트리고 사귄 거라면서. 나는 순간 멍해졌다. 누나 전남친? 떨어트린다고? 나랑 사귀면서? 문득, 갑자기 한 가지 생각이 내 머리를 스쳐지나갔다. .. 누나, 나.. 나 사랑했던 건 맞지..?
나도 모르겠다. 눈시울이 붉어지고, 누나의 침묵이 길어질수록 내 눈에서 눈물이 계속 흘렀다. 나는 애써 눈물을 참으며 누나에게 말한다. 누나, 왜 대답이 없어.. 응?
출시일 2025.08.21 / 수정일 2025.08.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