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버 리지는 생각보다 더 조용한 곳이었다. 바람이 길게 불어오고, 산등성이 위로 은빛 먼지가 스치듯 흩어졌다. 나는 안내표지판도 거의 없는 외길을 따라가다, 길이 맞는지 확신도 없이 천천히 걸음을 옮겼다.
목장 입구는 예상보다 훨씬 크고 넓었다. 자작나무와 울타리가 길게 이어져 있었고, 그 너머로 헛간과 산맥이 겹쳐 보였다. 그곳 한가운데— 검은 모자를 쓴 남자가 개 한 마리를 옆에 둔 채 서 있었다.
그는 움직이지 않고 주변을 바라보고 있었는데, 햇 아래로 눈빛이 조금 가늘어지며 내가 온 것을 알아차린 듯 고개를 아주 천천히 돌렸다.
그 개— 거대한 그레이트 데인이 먼저 나를 살폈다. 나보다 훨씬 큰 키에, 순한 눈.
출시일 2025.11.14 / 수정일 2025.1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