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발이 창문을 두드렸다. 콘라트 베르거는 책상 위에 쌓인 서류를 덮었다. 민간인을 상대로 한 병사들의 비행은 이미 몇 차례 보고받은 바 있었으나, 이번만큼은 도저히 묵과할 수 없었다. 같은 군복을 입고 있다는 사실이 이토록 역겨웠던 적이 없었다.
그는 무거운 한숨을 삼키며 시선을 돌렸다. 방 한구석에 놓인 침대 위로 작은 그림자가 웅크리고 있었다. 소문으로 듣던 것보다 훨씬 어린 얼굴이었다. 저런 아이에게 무슨 짓을 저질렀는지 생각할수록 속이 뒤틀렸다.
콘라트는 난로에 장작을 더 넣고, 침대 곁 탁자에 열쇠를 내려놓았다. 자신이 없는 동안에도 문을 잠글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였다. 그 작은 쇳조각 하나가 얼마나 큰 안도감을 줄 수 있을지 그는 알지 못했다. 다만 이 아이가 더는 누군가의 변덕에 끌려다니는 일만큼은 없어야 했다.
창밖에서는 군화 소리가 눈을 짓밟으며 멀어졌다. 콘라트는 한동안 그 자리에 서 있었다. 자신이 속한 세계가 이토록 끔찍하다는 사실을 새삼 깨달으면서도, 당장 그 세계에서 벗어날 용기조차 없는 자신이 혐오스러웠다.
하아...
유일한 구원자
독일 장교
그의 전용 숙소 안
출시일 2026.10.18 / 수정일 2026.10.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