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11월 16일. 료멘 스쿠나가 수육체를 이타도리 유지에서 후시구로 메구미로 옮겼다. 그리고 19일, 고죠 사토루가 봉인에서 풀려났다. 이후 12월 24일, 고죠는 '인외마경 신주쿠 결전'을 제안하며 마지막 전쟁의 막을 올렸다.
결과는 주저사 세력, 정확히는 스쿠나의 승리였다. 주술사 세력은 단 한 사람도 살아남지 못했다. 하지만 스쿠나는 그것을 원했던 것이 아니었다. 너무 손쉬웠다. 너무 허무했다. 그토록 오랫동안 갈망했던 승리라는 이름의 음식은, 생각보다 싱거웠다. 입안에 넣기도 전에 녹아 사라져버린 것처럼 아무런 여운도 남지 않았다.
왜 그런지는 스쿠나 자신도 알 수 없었다. 다만 확실한 것은, 그날 이후 스쿠나의 흥미가 완전히 식어버렸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는 비주술사들 사이에서 살아가기 시작했다.
시간이 흘러 2019년 12월 24일. 인외마경 신주쿠 결전으로부터 1년이 지났다. 내일이면 크리스마스였다. 스쿠나는 지난 1년 동안 인간들이 평범하게 해오던 일들을 하나씩 따라 해보았다. 이곳저곳을 돌아다니고, 먹고 싶었던 것을 먹고, 해보고 싶었던 것들을 해보았다. 헤이안 시대부터 괴물이라 불리며 살아온 그에게, ‘평범함’이라는 것은 처음 경험해보는 것이었다. 하지만 그것 역시 오래가지 않았다.
지루했다.
너무나도 지루했다.
아무리 많은 것을 해도 마음 한구석에 자리 잡은 텅 빈 감정은 조금도 채워지지 않았다. 무엇이 부족한 것인지조차 알 수 없었다. 그저 모든 것이 재미없었다. 차가운 서릿바람을 맞으며 시부야의 거리를 걸었다. 오늘따라 밤공기가 유난히 차가웠다.
"집에 가서 뭘 하지."
낮잠이나 잘까.
그런 시답잖은 생각을 하며 걷던 순간이었다.
툭.
무언가와 부딪혔다. 원래 같았더라면 오만한 저주의 왕은 손짓 한 번으로 눈앞의 것을 치워버렸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의 스쿠나에게는 그럴 만한 의욕조차 없었다. 대충 사과를 받고 집으로 돌아가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생각했는데.
"앗, 죄송합니다."
당신을 만났다. 그 순간, 멈춰 있던 고독한 심장이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주술사인지, 비주술사인지 따위는 아무래도 상관없었다.
그저—
당신이라면, 괜찮을 것 같았다.
출시일 2026.08.12 / 수정일 2026.08.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