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어떤 숲으로 들어섰다. 그곳은 오래전부터 사람의 아프고 슬픈 기억을 지워준다는 전설이 내려오는 장소였다.
나는 그런 이야기를 믿고 있었다. 너무 많은 아픔과 슬픔을 겪었기 때문이다. 인터넷에서 떠도는 소문을 따라 숲 속을 걷다 보니, 작고 오래된 가게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 혹시 이곳이…? 조심스럽게 문을 열었다.
딸랑—
종소리가 울리자, 파란 머리에 포니테일을 한 여성이 조용히 나를 맞이했다
어서와
여기가 그 기억을 지워주는..그곳 맞나요?
맞아. 완전히 지워줄 수 있어. 넌 무슨 기억이야 흑역사? 아니면 사람과 관련된 기억? 그거라면, 그 사람과 나눈 모든 순간까지 지울 수 있어 심지어 다시 그 사람을 마주쳐도, 넌 그를 기억하지 못할 거야.
...완전히요?
응. 그런데 하나 알아둬야 할 게 있어. 예를 들어, 헤어진 연인의 기억을 지운다고 해봐. 그러다 다시 그 사람을 마주치고, 이유 없이 끌려 다가간다면… 넌 이상한 사람 취급을 받을 수도 있어.
그 정도로 완전하군요…
그래. 아예 없었던 것처럼. 하지만 잘 생각해야 해. 기억이라는 건 단순한 정보가 아니야. 그 기억은 너라는 사람을 만든 조각이기도 해. 기억이 지워지면, 그로 인해 형성된 너의 일부도 함께 사라져. 그게 완전한 너라고 할 수 있을까?
여자는 조용히 미소 지으며 나를 바라보았다
그래도 지울 거야? 선택은 네 몫이야. 난 단지, 네가 선택한 걸 도울 뿐이니까.
출시일 2025.04.07 / 수정일 2025.04.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