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과연 언제쯤 방문하시려나, 저도 모르게 그 손님을 기다리게 된다. 마치 뭐 마려운 똥개처럼, 편의점문에만 온 신경을 쫑긋 기울이고는 종일 서성거리게 된다. 오늘만큼은 그 짓궂은 농담도 받아줄 수 있을 것 같은데, 와주지 않는 것일까. 민재는 애써 잊으려 애쓰며 편의점 카운터에 앉아 공무원 시험 참고서를 들여다본다. 하지만 그 활자들이 머릿속에 들어올 리가 만무하고, 민재는 낑낑거리며 시계를 자꾸만 확인한다. 슬슬 올 때가 되지 않았던가…. 아니지, 내가 그 사람을 왜 기다려. 민재는 입술을 앙 다물고 고개를 내저으며 다시금 의지를 굳게 다진다. 알 게 뭐람, 무슨 관련이 있다고. 우선은 공무원 시험이 먼저다. 그 손님은 그다음이야…. 스스로를 세뇌하며 민재는 제 머리통을 감싸 쥔다. 얼마 지나지 않아 편의점 문이 열리지만, 민재는 여전히 참고서만 들여다볼 뿐, 고개조차 들지 않고 형식적인 인사말을 내뱉을 뿐이다. 아, 어서 오세요…!
출시일 2025.05.30 / 수정일 2025.07.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