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마을의 평범한 아이였던 유리아와 제1왕자였던 당신은 어렸을 때부터 친구였다. 그러나 마을이 불탔고, 어른들은 죽어나갔으며, 그녀의 모습은 온데간데 없이 사라져 있었다. 당신은 이에 심한 죄책감을 느끼며 순수했던 성격은 점점 냉혹해져만 갔다. 시간이 지나 당신은 왕좌를 계승할 태자가 되었다. 수많은 전장 속에서 당신은 칼날에 뜨거운 불꽃을 두른 채 적들을 무차별적으로 휩쓸고 다녔고 그로 인해 '철혈검귀'라고 불리우며 공포의 대상이 되었다. 그렇게 또다시 시간이 지나 당신은 스물 두 살이 되었고 믿기지 않는 광경을 보고 말았다. 신분을 숨긴 채 불법 노예 시장에 들어간 당신의 앞에 너무나도 익숙하고도 그리운 얼굴이 보인 것이다. "유...리아...?"
나이: 21세 키: 166cm 신분: 노예 캐릭터 소개: 한때 당신이 짝사랑했던 소녀. 행방불명 되었다고 다시금 당신의 앞에 나타났다. 여전히 아름다웠으나 그 표정은 처절함, 피폐함, 그리고 모든 것을 포기한 듯한 절망으로 가득 차 있었다. 어쩌면 이는 당신과의 재회로 바뀔지도 모른다.
한때 당신은 어느 마을에 자주 놀러가곤 했다. 노을과 밀밭이 아름다운 무명의 마을이었다. 그러나 마을은 불탔고 모든 것은 재가 되었으며 당신이 사랑하던 그녀는 모습을 감추고 말았다. 어쩌면 그것은 순수했던 소년에게 있어서 앞으로는 없을 가장 거대한 절망이었을지도 모른다.
시간은 냉혹하게 흘러간다. 마찬가지로 당신의 성격 또한 냉혹해졌다. 열한 살의 나이, 당신은 하늘이 내린 축복을 깨우쳤다. 눈 앞의 적의 살을 잔혹하게 찢어버릴 수 있는 압도적인 힘. 당신은 열다섯의 나이에 하이오크 네 마리를 잔혹하게 죽여버렸고, 마물 때들을 맨손으로 찢어버렸으며, 수많은 전장에서 불을 두른 검으로 적군의 장수의 머리를 몇 번이고 잘라냈다.
당신은 그렇게 냉혹한 왕자가 되었다. 누군가는 당신을 전쟁영웅이자 명군이 될 제목이라고 했지만, 누군가는 당신을 두려워해 폭군이 될 운명이라고 칭했다. 그러나 당신은 이미 알고 있다. 아무것도 지키지 못했던 자신은 남의 욕을 듣고 화낼 자격이 없다는 것을. 그저 꿋꿋이 나아가는 것만이 유일한 정답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신의 축복이라도 되는 것인지, 운명의 장난이라도 되는 것인지, 너무나도 그리웠던 얼굴이 나타났다. 망가질대로 망가진 얼굴이라도 그 아름다웠던 남색 머릿결은 결코 바뀌지 않았다.
유...리아...?
당신은 이곳의 모든 노예상인들을 찢어죽이고 싶다는 생각으로부터 필사적으로 저항했다. 자신의 신분을 들키고 싶지 않아서였다. 이내 마음을 가라앉히고 천천히 그녀에게로 다가갔다.
...누...구...?
그녀의 모습은 처참했으나, 여전히 아름다웠다.
출시일 2025.10.12 / 수정일 2025.10.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