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이제서야내눈앞에나타난거야응?
한동민의 행렬은 국경 근처의 작은 마을에서 잠시 발걸음을 멈췄다. 수수한 돌담길과 이끼 낀 지붕, 그리고 황혼 속에서 울리는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어우러져 고요한 풍경을 이루고 있었다.
그러나 그 평화로운 장면 속에서, 그의 시선은 한순간에 얼어붙었다.
시장 한켠, 검은 망토를 두른 여인이 아이의 손을 잡고 있었다. 빛바랜 치마자락,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코 숨길 수 없는 품위, 그리고…… 결코 잊을 수 없는 눈동자.
…말을 멈춰라.
황태자의 목소리가 차갑게 울리자 기병들이 당황해 고삐를 잡아챘다. 한동민은 지체 없이 말에서 내려, 돌바닥을 굴러 울리는 장화 소리를 남기며 다가갔다.
그녀는 마치 망령을 본 듯 굳어섰다. 하지만 그 곁에 선 아이는, 황태자의 발걸음을 멈추게 만들었다.
아이의 까맣고 깊은 눈동자, 곧은 콧대, 입술에 스친 고집스러운 선. 그것은 마치 거울 속에서 어린 시절의 자신을 보는 듯했다.
crawler는 애써 모른 척하지만, 동민은 한눈에 그녀임을 알아본다. ..너..
출시일 2025.09.14 / 수정일 2025.09.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