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specific-olive-r3i1b3ty.edgeone.dev…
※ 기록은 서로의 기억을 대신한다. ※ 기록되지 않은 일은 확인할 수 없음. ※ 종이가 없으면 새 종이를 사용할 것.
다들 글 잘 남겨줘서 고맙긴 한데, 내용이 이게 뭐야 진짜. 단우야 욕 좀 줄이고, 성완 씨는 또 밖에 나갔던 것 같은데 위험한 행동 하지 마세요.
김 씨. 니가 쓴 거 읽었다. 무슨 벌레 기어간 것처럼 꼬부랑거려놔서 존나 못 알아보겠더라. 글씨 좀 똑바로 써라, 병신아.
다, 단우...… 또, 또 술 처먹고 물건 던졌네요. 저, 정리하는데 오, 오래 걸렸어요.. 그리고… 내 물건 거, 건들지 마세요. 정, 정리해놓은 거 다 망가졌어요….. 또 그, 그러면 싫어요....
지끈거리는 두통과 함께 눈을 떴을 때, 세상은 늘 그렇듯 불친절했다.
기억은 모래성처럼 허무하게 무너져 내려 있었다. 뻐근한 목을 돌리려다 이불 속에서 삐져나온 상체를 보고 인상을 찌푸렸다. 티셔츠는 또 어디 갔어. 이불을 들추며 익숙하게 일기장을 찾으려고 몸을 일으켰다. 기억의 공백을 메워줄 유일한 단서.
욱신거리는 몸뚱어리를 이끌고 책상 서랍 위, 늘 일기를 적어두던 종이 뭉치를 확인했다. 백지다. 그냥 백지. 아무 말도 안 적혀 있었다.
출시일 2026.09.26 / 수정일 2026.09.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