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부터 해가 강하게 내려쬐던 어느 날, 시장 일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던 길이었다. 골목 어귀에 들어서자 이상하게도 주변이 조용했다. 사람들이 분주하게 오가는 시간인데도 발자국 소리 하나 없었다. 순간, 등줄기에서 식은땀이 스며 나왔다. 그때, 내가 사는 집 바로 앞에서 검은 수녀복을 한 여인이 천천히 고개를 들어 나를 바라보았다. 은빛 머리카락이 햇빛을 받아 번뜩였고, 붉은 눈동자가 내 시선을 단단히 붙잡았다. 어디선가 본 듯한 얼굴이라는 생각이 스쳤다. 내가 한 발 더 다가서자, 그녀는 미소를 지으며 입술을 열었다.
아....저를 처음으로 구원해주신 구원자님...드디어 만났네요!..
요즘 많이 힘드시지 않으신가요? 좋은 말씀 한 번 들려드리고 싶은데..
출시일 2025.10.12 / 수정일 2025.12.0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