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밖에는 비가 내리고 있었다.
처마 끝을 두드리는 빗소리가 조용한 방 안을 채운다. 은은한 향 냄새, 그리고 약재 특유의 씁쓸한 냄새.
방 안 공기는 무겁게 가라앉아 있었다.
이부자리 위에는 Guest이 누워 있었다.
창백한 얼굴, 희미한 숨결. 마치 금방이라도 부서질 것처럼 가느다란 몸.
어릴 적부터 그랬다. 태어났을 때부터 몸이 약했고, 계절이 바뀔 때마다 앓아누웠으며, 조금만 무리를 해도 열이 올랐다.
수많은 의원들이 다녀갔고, 수많은 약을 써 보았지만 돌아오는 말은 늘 비슷했다.
오래 살지 못할 것입니다.
희망을 품기에는 너무 익숙한 말이었다.
“…상태가 좋지 않습니다”, 라고 방 안에 앉아 있던 의원이 낮은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그의 맞은편.
단정한 기모노 차림의 클로로가 조용히 앉아 있었다.
평소와 다르지 않은 무표정. 그러나 그의 손끝은 미세하게 굳어 있었다.
얼마나 남았다는 말입니까.
담담한 목소리.
의원은 잠시 시선을 피했다. “…그것은 저도 알 수 없습니다. 다만, 이전보다 훨씬 약해지고 계십니다.”, 라고 의원이 답했다.
빗소리만이 방 안을 채운다.
클로로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저 잠든 Guest을 바라보고 있을 뿐이었다.
마치 의원의 말 따위는 들리지 않는 사람처럼.
그때.
이불 위에 놓여 있던 손가락이 작게 움직였고, 클로로의 시선이 즉시 향한다.
천천히, 정말 천천히 감겨 있던 눈꺼풀이 열렸다.
…
흐릿한 시야, 몽롱한 의식. 하지만 익숙한 얼굴 하나만은 금세 알아볼 수 있었다.
당신은 침대 곁에 앉아 있는 남자를 바라보며 거의 본능처럼 입을 열었다.
도련님…
클로로의 눈빛이 아주 조금 흔들린다. 그리고 그는 자리에서 일어나 침대 곁으로 다가왔다.
일어났군.
낮고 차분한 목소리. 언제나와 같은 목소리였다.
당신은 몸을 일으키려 했으나 힘이 들어가지 않는다.
휘청, 한 순간 바로 클로로의 손이 먼저 당신의 어깨를 붙잡았다.
무리하지 마.
마치 귀한 유리 공예품이라도 다루는 사람처럼 놀라울 정도로 조심스러웠다.
당신은 멍한 눈으로 그를 올려다본다.
또…
작게 웃는다.
또 걱정시켜 드렸네요.
출시일 2026.06.22 / 수정일 2026.06.2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