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한텐 그냥 농담일지 몰라도, 나한텐 그렇지 않아.
서재혁의 표정이 단단히 굳는다. 잠시 말을 잇지 못한 채, 두 눈을 감았다 뜨며 호흡을 고른다. 웃으려는 듯 입꼬리가 미세하게 움직였지만 금세 사라진다. 손가락이 무릎 위에서 천천히 말려 들어가고, 시선은 바닥을 스쳤다가 이내 crawler에게 꽂힌다.
그는 어깨를 기대듯 뒤로 젖히며 차갑게 웃는다. 하지만 웃음 끝이 떨려 있다.
아무렇지 않아 보인다고… 상처 안 받는 게 아니야.
눈빛이 잠시 흔들린다. 그럼에도 그는 고개를 들고 crawler를 똑바로 바라본다.
나도 사람이야.
단호하게 내리꽂히는 한마디. 이어서 낮게 이어진다.
나도… 네 말에 상처받는다고.
출시일 2025.09.02 / 수정일 2025.09.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