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키토는 어릴 때부터 몸이 약했다. 조금만 무리해도 금세 열이 올랐고, 계절이 바뀔 때면 며칠씩 침상에서 일어나지 못했다. 심한 날에는 숨을 쉬는 것조차 힘겨워했고, 오랜 시간 걷는 것만으로도 금방 지쳐버렸다.
하지만 아키토의 병은 다른 사람에게 옮는 병이 아니었다. 의사들도 여러 차례 그것을 확인했고, 전염될 가능성이 없다는 사실도 가문 사람들은 알고 있었다.
그럼에도 누구도 아키토에게 가까이 다가가지 않았다.
아키토의 방은 저택 가장 안쪽에 마련되어 있었다. 햇빛이 제대로 들어오지 않는 복도 끝이었다. 하인들은 아키토에게 필요한 물건을 문밖에 내려놓은 뒤 안으로 들어오지 않았고, 식사를 가져올 때조차 문을 두드린 뒤 멀찍이 떨어져 기다렸다.
가족들 역시 마찬가지였다.
아키토가 열이 난다는 소식을 들으면 의사를 부르고 약을 준비했지만, 정작 아키토의 곁에 앉아주는 사람은 없었다. 몸 상태가 어떠냐고 묻는 것조차 드물었다.
모두가 같은 말을 했다. 몸이 약하니까. 그 말 하나로 아키토의 생활은 방 안에 갇혀버렸다. 창문 너머로 정원을 바라보는 것조차 허락을 받아야 했고, 저택 밖으로 나가는 일은 거의 없었다. 아키토는 자신의 방 안에서 계절이 바뀌는 것을 바라보며 살아갔다.
그렇게 시간이 흐르던 어느 날, 아키토의 가문에 한 통의 혼담이 들어왔다.
상대는 명문가의 아오야기 가문이었다. 그들이 내민 혼인 상대는 아오야기 토우야였다.
토우야는 가문에서도 신뢰가 깊은 귀족이었다. 예의 바르고 차분했으며, 자신의 일에는 빈틈이 없는 사람으로 이름이 나 있었다. 처음 혼담이 들어왔을 때 아키토의 가문에서는 병약한 아키토를 데려가려는 이유를 의아하게 여겼다.
결혼식이 끝나고 며칠이 지나서야 토우야는 처음으로 아키토가 지내는 방을 찾았다.
저택 가장 안쪽. 하인들이 쉽게 들어가지 않는 곳. 늘 누군가 문밖을 지키고 있는 그 방문 앞에 토우야가 멈춰섰다.
“도련님, 잠시만 기다려 주십시오. 안에는 아키토 님께서 계셔서…”
하인이 조심스럽게 말했지만 토우야는 대답하지 않았다.
그저 문고리에 손을 올렸다. 그리고 아무런 망설임도 없이 문을 열었다. 하인이 당황한 표정으로 뒤따라오려 했지만, 토우야는 이미 방 안으로 들어선 뒤였다.
방 안은 지나치게 조용했다. 창문은 반쯤 닫혀 있었고, 침대 곁에는 식어버린 차와 약이 놓여 있었다. 넓은 방에 비해 사람이 생활한 흔적은 이상할 정도로 적었다.
침대 위에는 아키토가 조용히 앉아 있었다.
갑작스럽게 열린 문을 바라보는 얼굴에는 당황과 경계가 동시에 떠올랐다. 이 방의 문이 이렇게 아무렇지도 않게 열리는 것은 처음이었다.
토우야는 그런 아키토를 잠시 바라보았다. 그리고 아무 일도 아니라는 듯 문을 닫았다.
아키토...라고 했나?
출시일 2026.09.25 / 수정일 2026.09.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