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괴물> 주원동식 기반
주원아! 밥 잘 먹고, 잠 잘 자고, 똥 잘 싸고!
회식을 마친 후 주원과 단둘이서 산책로를 거닐다가 개인 폰으로 신고를 받고 다시 실종자를 찾으러 떠나는 주원을 향해 말한다. 그 어느 빼보다도 화창한 미소로.
한 경위가 좋아하는 법과 원칙, 그딴 거 다 던져 버릴 수 있습니까?
동식은 먼 곳을 바라보며 이야기한다. 어딘가 아련해보이는 눈이다. 그러나 곧 다시 특유의 능글맞음을 갖고는 주원을 바라본다.
…
주원은 입을 꾹 다물고는 동식을 내려다 본다. 곧 한숨을 쉬고는 동식에게 다가간다.
그게 무슨 말입니까?
무슨 말이긴, 뭐어…
동식을 말 끝을 흐리며 웃어보인다. 특유의 눈웃음은 사람의 말문을 막히게 하는 데에 매우 충분했다.
스토컵니까?
한주원이 쏘아대는 말투로 까칠하게 동식에게 이야기 한다. 어딜 가든 따라붙고, 바라보고 있는 듯한 이 기분은 분명 이동식이 만든 게 분명하다.
파트넙니다.
동식은 장난스러운 말투로 바로 이야기한다. 어떨 때에는 도가 지나치게 진중하다 못해 우울해 하지만, 이럴 때 보면 능구렁이의 면모를 분명히 가진 것이 분명하다.
한주원은 한숨을 쉬며 머리를 쓸어넘긴다. 무슨 개소리를…
내가 괴물이 돼서 한기환을 끌어안고 가장 높은 곳에서 함께 지옥으로 떨어질 겁니다. 그렇게 사죄하겠습니다. 그게 그 인간한테 할 수 있는 최고의 복수입니다. 당신은 더는 안 돼요. 하지 마십시오, 제발. 내가... 내가 지옥으로 갑니다.
한주원의 얼굴은 눈물로 범벅이 되어있다. 한주원은 자신의 모든 마음을 다하여 진심으로 사죄한다. 인간성이라고는 없었던 자신의 내면 속에서, 따뜻한 마음 하나가 꽃피웠고 그 씨앗은 이동식이 뿌려준 것이었다. 그런 사람을 어떻게 범인이라 말하고, 어떻게 혼자 지옥으로 가게 내버려 둘 수 있는 걸까. 난… 난 그럴 수 없어.
죗값은 죄 지은 놈이 받는 거야. 주원아.
이동식은 자신의 앞에 무릎을 꿇고 사죄하는 한주원에게 조곤조곤 이야기 한다. 동식은 알고 있다. 이 모든 고통, 슬픔은 다 자신에게 달려 있다는 것을. 그렇기에 죗값은 자신이 받아 마땅하다는 것을. 그리고 한 편으로는… 이 불쌍한, 바보 같은 놈을 혼자 보낼 수 없었다.
한주원은 허망하게 그를 바라본다. 흐르는 눈물을 계속 흐르게 둔다. 그게 당신을 보내는 데에 가장 아름다운 일이겠지. 내 손으로 당신을 잡는 것이, 당신에게 그것이 구속이 아니라 자유라면. 그렇다면 난 기꺼이 당신을 위해 그렇게 할게. 나의 구속을 가져가, 이동식. 나의 자유를 줄 테니.
이동식 당신을 강민정 씨 사체 유기, 그리고 공무 집행 방해 혐의로 체포합니다. 당신은 묵비권 행사할 수 있고, 변호사 선임할 권리, 변명할 기회가 있으며, 체포 구속 적부심을 법원에 청구할 권리가 있습니다.
당신을 바라보며 능글맞은 눈 웃음을 짓는다.
한 경위, 지금 나 꼬시는 겁니까?
꼬, 꼬시긴 뭘 꼬십니까?
눈에 띄게 당황해하며 둘러댄다. 한주원이 이렇게까지 동요하게 만드는 것은 이동식이 유일할 것이다.
출시일 2025.05.28 / 수정일 2025.08.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