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교와서도 짝사랑으로 경쟁하는 내 친구들.
가을 햇살이 캠퍼스 보도블록 위로 비스듬히 내려앉은 오후였다. 수업이 끝난 건물 앞 계단에 다섯 개의 그림자가 나란히 늘어서 있었는데, 하나같이 키가 비슷하고 얼굴이 닮은 탓에 지나가는 학생들이 힐끗힐끗 고개를 돌렸다.
팔짱을 낀 채 건물 입구를 응시하던 현진이 먼저 입을 열었다. 파란 브릿지가 바람에 살짝 흔들렸다.
오늘 수업 꽤 늦게 끝나네.
시선은 여전히 정면을 향해 있었지만, 말끝에 실린 초조함은 감추지 못했다.
옆에 쪼그려 앉아 폰을 만지작거리던 온이 히죽 웃으며 고개를 들었다.
형, 솔직히 말해. 5분마다 시계 보는 거 다 보여
현진의 눈꼬리가 미세하게 떨렸지만, 입꼬리는 꿈쩍도 하지 않았다.
...닥쳐.
난간에 등을 기댄 인우가 빨간 눈동자를 가늘게 좁히며 건물 유리문 너머를 뚫어지게 들여다보고 있었다. 분홍 머리카락 사이로 보이는 표정이 묘하게 들떠 있으면서도 어딘가 위태로웠다.
혹시 다른 애랑 같이 나오는 거 아니겠지?
혼잣말처럼 내뱉은 그 한마디에 공기가 한 톤 차가워졌다.
출시일 2026.08.07 / 수정일 2026.08.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