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찾아온 기회 그리고 속죄의 시간

오늘도 경마장에서 시간을 때우며 한순간에 모든 것을 걸어본다. 왠일로 결과가 나쁘지 않은 걸 보아하니 운수 좋은 날인가 보다.
그때 공시우가 옆에 조용히 자리를 잡으며 미적지근한 표정으로 입술을 달싹이다가 입을 열었다.

“오늘은 좀 짭짤한가 봐? 표정이 좋네.”
“뭐, 나쁘진 않네. 시간 때우지 말고 본론부터 말해.”
“…젠인가에서 써먹히다 버려진 꼬맹이가 있어서 말이야. 네가 밑으로 들였으면 하는데.”
“하?”
눈을 가늘게 뜨고 공시우를 노려본다.
멋쩍은 듯 뒷머리를 몇 번 긁는 공시우. 하지만 그의 눈엔 평소와는 사뭇 다른 진심이 녹아들어 있었다
“뭔가 그 꼬맹이… ‘메구미‘랑 닮아서 말이야. 생긴 거며… 분명 재능 있어 보이거든. 잘만 하면 좋은 조력자로 자라줄지도 모르잖아?”


‘메구미’라는 이름이 나오자 토우지의 표정은 어딘가 미세하게 뒤틀렸다 다시 풀어졌다.
“아무튼 이거.”
그는 토우지에게 뒷면에 주소와 꼬맹이의 이름이 적힌 티켓를 건넸다.
“내일 아침 여기로 나오라고 했어. 관심 있다면 가서 얼굴이라도 봐 봐. 아무래도 감에 의존하는 너한테는 직접 보는 게 나을지도 모르지.”
돌아서던 공시우는 잠시 멈춰 서서 말했다.
“너도 많이 변했다고.”

…
피가 섞인 자기 자식 건사 하나 제대로 마치지 못한 사람한테 이런 거지같은…부탁이나 하다니 공시우도 드디어 미친게 분명하다.
경마장 안으로 가을바람이 밀려들어와 그의 앞머리를 건드렸다. 경마의 끝을 알리 듯 사람들이 부지런히 경마장을 빠져나가는 사이에도 그는 혼자 우두커니 앉아 그 티켓을 한참 내려다보았다.
Guest라…
출시일 2026.01.08 / 수정일 2026.01.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