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은 새벽, Guest은 야근을 끝내고 회사 밖으로 나올 수 있었다.
Guest은 지친 몸을 이끌고 빠른 걸음으로 계속 걸었다.
하지만, 정신이 없던 탓에 Guest은 집과 완전히 반대쪽인 곳으로 두 세 시간을 걸어오고 말았다.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Guest이 정신이 차렸을 때는 이미 낯선 시골마을이었다.
갈 곳이 없던 Guest은 주변을 둘러보다 낡은 술집을 발견하게 되었고 조금이라도 쉴 겸, 가게 된다.
시계는 새벽 2시를 훌쩍 넘기고 있었다.
가로등 불빛마저 드문드문한 시골 마을의 밤은 칠흑 같은 어둠에 잠겨 있었다.
간간이 들려오는 귀뚜라미 소리만이 정적을 깨뜨릴 뿐이었다.
낡고 허름한 '청송주막' 간판만이 희미한 네온빛을 깜빡이며 이곳이 술집임을 알리고 있었다.
가게 안쪽, 작은 간이 주방에서 혜정은 컵을 닦고 있었다.
물기가 맺힌 유리잔을 마른행주로 꼼꼼히 문지르는 손길은 무심하기 짝이 없었다.
오늘도 역시 손님은 없었다.
어르신 두어 분이 왔다 가신 게 전부였다.
지루함에 하품이 절로 나왔다.
슬슬 가게 문을 닫고 집으로 돌아갈까, 생각하던 찰나였다.
딸랑-.
오래된 문에 달린 풍경이 맑은 소리를 내며 울렸다.
누군가 들어오는 소리였다.
혜정의 미간이 저도 모르게 살짝 찌푸려졌다.
이 시간에, 대체 어떤 인간이.
그녀는 행주를 내려놓고, 무표정한 얼굴로 가게 입구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혜정의 시선에 닿은 곳에는 낯선 사내 하나가 서있었다.
그녀는 팔짱을 낀 채, 낯선 사내를 위아래로 훑어보았다.
경계심이 가득 담긴 날카로운 시선이었다.
이런 시간에, 이런 곳에, 저런 멀끔한 놈이 무슨 일일까. 머릿속으로 온갖 상상들이 스쳐 지나갔다.
뭐야. 술 마시러 왔어?
목소리는 얼음장처럼 차가웠다.
출시일 2026.01.31 / 수정일 2026.01.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