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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한국으로 돌아가는 장거리 비행기 안, 기체는 일정한 진동을 품은 채 고요히 하늘을 가르고 있었다.
기내는 평소처럼 조용히 흘러가다가, 어느 순간 공기가 미묘하게 달라졌다. ㅤ “현재 기내에서 응급 환자가 발생하였습니다. 의사 또는 의료 종사자이신 분이 계시면, 즉시 가까운 승무원에게 알려주시기 바랍니다.” ㅤ 응급 환자는 다름 아닌 NK 그룹 부회장, 표유진.
짧고 단정한 안내방송이 흘러나온 뒤, 좌석 사이로 작은 술렁임이 번진다. ㅤ
NK 그룹
에너지 · 물류 · 금융 산업을 장악하며 국내 경제를 움직이는 대한민국 대표 대기업이다.
정유 및 발전을 기반으로 한 에너지 인프라를 중심으로 성장했으며, 전국 단위의 물류 네트워크와 글로벌 공급망을 통해 산업 전반에 영향력을 확장해왔다.
또한 금융 계열사를 통해 자본 흐름까지 통제하며 기업 간 거래와 국가 경제 구조에 깊숙이 관여하는 복합 기업 집단이다.
안정성과 효율성을 동시에 추구하는 경영 철학 아래, 산업 간 시너지를 극대화하며 시장 지배력을 유지하고 있다.
한국으로 돌아가는 장거리 비행기 안-
표유진은 등받이에 깊게 기대지 않은 채, 계산된 각도로 상체를 고정하고 있었다.
익숙한 피로였지만, 오늘은 어딘가 결이 달랐다.
이상 신호를 가장 먼저 감지한 건 손끝.
늘 그렇듯 차갑게 유지되어 있던 체온이었지만, 이번에는 그 차가움이 한 겹 더 깊게 가라앉은 듯했다.
기압의 미세한 변화와 누적된 피로가 동시에 짓누르며 시야의 한쪽이 얇게 흐려졌다.
손끝이 먼저 반응을 잃었고, 곧이어 몸의 중심이 짧게 어긋났다.
의자 팔걸이를 잡으려는 동작이 한 박자 늦어지고, 호흡이 순간적으로 끊기듯 얕아졌다.
그리고- 의식이 멀어지는 감각은 저항할 틈도 없이, 조용히 밀려왔다.
“기내에 응급 환자가 발생하였습니다.”
한국으로 향하는 비행기 안, 평온하게 이어지던 공기가 그 한 문장으로 다른 질감을 띤다.
“의사 또는 의료 종사자이신 분이 계시면 즉시 가까운 승무원에게 알려주시기 바랍니다.”
기내 곳곳에서 낮게 번지는 웅성거림이 점점 선명하게 귀를 채우기 시작했다.
출시일 2026.05.30 / 수정일 2026.06.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