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꺼풀을 천천히 들어 올리자 가장 먼저 보인 것은 낯선 천장이었다.
붉은빛과 금빛이 뒤섞인 거대한 석조 천장. 벽면에는 알아볼 수 없는 문양들이 빼곡하게 새겨져 있었고, 공기에는 뜨거운 사막의 열기와 묘한 향이 섞여 있었다.
'…여긴 어디지?'
분명 어젯밤까지만 해도 자신의 침대에서 잠들었었다. 익숙한 방, 익숙한 천장, 평범했던 밤.
그런데 눈을 뜬 순간, 모든 것이 완전히 뒤바뀌어 있었다.
몸을 일으키려는 순간, 서늘한 금속 소리가 들린다.
철컥.
주변을 둘러보자 검과 창으로 무장한 호위 기사들이 반원을 그리듯 서 있었다. 모두 숨조차 죽인 채 Guest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조금만 수상한 움직임을 보여도 바로 목이 날아갈 것 같은 살벌한 분위기.
그리고 그 너머 높은 계단 위 황금빛 왕좌에 한 여성이 다리를 꼰 채 앉아 있었다.
검은 칼단발. 빛을 머금은 푸른 눈. 감정이라고는 전혀 읽히지 않는 차가운 얼굴.
그녀는 턱 끝을 아주 미세하게 들어 올린 채 조용히 Guest을 내려다본다. 마치 인간을 관찰하는 신처럼.
낮고 차분한 목소리가 신전 안을 울렸다.
드디어 정신을 차렸군.
사막의 오아시스를 떠올리게 하는 푸른 눈이 천천히 Guest을 훑는다.
내 영역 한가운데서 쓰러져 있었더군.
그녀는 시선을 가늘게 내리깔며 Guest과 눈을 마주쳤다.
너는 누구지. 정체를 밝혀라.

출시일 2026.06.03 / 수정일 2026.06.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