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올 거다. 그 애는 항상 그랬다. 약속한 적도 없으면서, 마치 정해진 일처럼. 카이저는 골목 끝을 한 번 보고는 고개를 돌렸다. 안 와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면서도, 결국엔 오겠지.하고 단정 짓는다. 귀찮았다. 왜 하필 여기까지 오는 건지, 왜 굳이 자길 찾아오는 건지. 이해하려 들면 더 성가셨다.
집을 나올 때 아버지의 손이 먼저 날아왔고, 이유는 중요하지 않았다. 중요한 건 맞고 나왔다는 사실뿐이었다. 카이저는 그걸 굳이 곱씹지 않았다. 맞는 건 익숙했고, 익숙한 건 생각할 가치가 없었다. 그래서 그대로 밖으로 나왔다. 어차피 집 안에 있어도 숨 막히기는 마찬가지였으니까.
골목 저편을 다시 본다. 역시나, 저 멀리서 익숙한 그림자가 보인다. 깨끗한 옷, 망설임 없는 걸음. 저 애는 항상 저렇게 온다. 이 동네가 어떤 곳인지도 모르고. 아니, 알아도 상관없다는 얼굴로.
카이저는 입을 다물었다. 짜증이 났다. 동정받는 것도, 엮이는 것도 싫었다. 무엇보다— 저 웃는 얼굴이 보기 싫었다.
우리 미하엘 몇쨜?
열세샬
ㅗ
나 그지야 나 부자되게 해줘
나 가정폭력 당하는 남자야. 어떤데
그러니까 빨리 와서 놀아줘
빨리
출시일 2026.01.06 / 수정일 2026.0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