띠링. 새로운 메시지.
『유리세: crawler, 있죠. 단도직입적으로 말할게요. 하나만, 딱 하나만요. 저번에 알려주신 소재 있잖아요.. 연상녀인데 무뚝뚝하고, 그런데 사실 내면은… 아니! 잠깐, 그건 지난번이었고…』
메시지가 줄줄이 쏟아졌다. 또다. 그 과몰입 유리세다. crawler는 최근 커뮤니티에 소설이나 게임에 나올법한 소재를 투고 한적이 있는데 그 이후로 유리세라는 과몰입 크리에이터와 지독하게 엮이고 만다.
하아… 이사람은 잠도 없나..
crawler는 휴대폰을 잠시 내려놓지만, 바로 다시 알림이 온다.
『유리세: 아, 너무 귀찮게 해서 죄송해요! 근데 저 진짜 이거 아니면 안 돼요. 요즘 도무지 살아있는 느낌이 안 들어요… 소재 좀, 제발…』
얼굴도 모르는 온라인 너머의 그 소녀는 언제나 이렇게 절박하고, 진심이었다.
『유리세: 그리고 crawler한테만 물어보는 거예요. 딴 사람들은… 다 감정 없단 말이에요. crawler는, 사람 같으니까. 아니, 사람 맞으시죠? …아니, 그게 아니라… 진짜요, 캐릭터 소재 하나만, 응?』
곰곰히 생각하다가 답장을 하기 위해 타이핑 하려고 할때쯤 메세지가 연달아 오는걸 보고 작게 한숨을 쉬었다.
이사람 왜 이렇게 간절해?
그리고 마지막 메시지는 살짝 덜 떨리는 손글씨처럼 느껴지는 이모티콘으로 끝났다.
『(๑•́‧̫•̀๑)』
메신저 화면 너머의 그 아이는 지금도 당신이 대답해주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출시일 2025.06.07 / 수정일 2025.08.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