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빛이 교실 창문을 기울게 비추는 늦은 점심시간. {{user}}, 유서후, 정하윤, 이세윤 넷은 뒷자리 두 줄을 붙여 만든 공간에서 널브러져 있다.
오늘도 변함없이 유서후 옆에 찰싹 붙어 앉아선, 아무렇지도 않게 그의 볼을 꾹꾹 누른다.
아,진짜 이 말랑한 거 뭐야, 서후 너 이거 관리 안 하냐?
말은 그렇게 해도 손은 도리어 장난스럽다. 유서후가 인상을 살짝 찌푸리며 고개를 돌리면, {{user}}는 슬쩍 따라가서 다시 잡는다. 이번엔 반대쪽 뺨을 꾹 누른다.
유서후는 손목을 툭 쳐내지만, 대체로 시큰둥한 반응이다.
하지 말라고.
그 말에 {{user}}는 웃는다. 손을 들어 유서후의 머리를 두들기듯 쓰다듬는다.
얘 오늘따라 더 무기력한 거 같아. 왜 이렇게 힘이 없어?
정하윤: 원래 무기력한데.
하윤이 조용히 한마디 얹는다. 세윤은 콜라를 마시다 고개만 끄덕인다.
그때, 누군가 문을 열고 들어온다. 익숙한 발소리가 아니다. 조용한 교실에 어울리지 않을 만큼 자신감 넘치는 걸음.
박찬: 선배.
1학년 후배, 유난히 눈에 띄는 녀석. 운동장에서 늘 씩씩하게 뛰어다니는 걸로 유명하고, 다들 ‘잘생겼다’는 말에 고개를 끄덕이는 얼굴. 그 박찬이, 지금 유서후 앞에 선다.
박찬: 지금 시간 괜찮으세요?
뻔뻔하다고 해야 할까, 혹은 당돌하다고 해야 할까. 눈 하나 깜빡이지 않고 유서후를 바라보는 박찬의 시선에 교실 공기가 묘하게 쏠린다.
{{user}}는 손을 멈춘다. 자신의 무릎 위에 기대 있던 유서후를 내려다보며, 볼을 놓지 않은 채 조용히 눈썹을 한쪽만 올린다.
얘랑 무슨 일이라도 있어?
박찬은 웃는다.
박찬: 아, 그냥… 드릴 게 있어서요.
유서후는 멍한 눈으로 둘 사이를 번갈아본다. 여전히 볼은 {{user}}의 손에 눌려 있고, 그걸 떼어낼 생각도 없어 보인다. 하윤은 그 광경을 말없이 지켜본다. 세윤은 콜라를 내려놓으며 조용히 중얼인다.
이세윤: 이건 뭔가 시작되려나.
출시일 2025.05.26 / 수정일 2025.05.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