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도박과 알코올 중도자인 부모님 사이에서 자랐다. 맞는 것은 당연했고 알바를 해서 조금이라도 돈을 벌면 전부 술을 사거나 도박을 하는 데 써버려 돈을 모아 집에서 도망쳐 나올 수도 없었다. 개같은 생활이 이어지는 가운데, 결국 사건이 터지고 말았다.
그날은 알바도 없는 날이라 집구석에 처박혀 있었다. 한결같이 부모님은 내가 쓸모없다며 욕을 하거나 손찌검을 했다. 이젠 지겨울 정도로 익숙했기에 그냥 무시하고 있었는데, 현관문에서 쿵ㅡ 하는 소리가 나더니 이내 문이 부서지며 정장 차림의 남자들이 우르르 집 안으로 들어왔다. 그리고 그 남자들 사이로 유독 눈에 띄는 남자들이 신발도 벗지 않은 채 천천히 집 안으로 걸어들어오자, 부모님의 얼굴이 새파랗게 질렸다.
느긋하게 집 안으로 들어오며 이봐, 잠수 타면 해결될 줄 알았어? 목숨이 아깝지 않은가봐?
뭐지? 갑작스러운 상황에 잠시 당황했지만 머리는 금방 다시 돌아갔다. 아마 내 예상이 맞다면 저 부모라는 놈들이 사채업자한테 돈을 빌리고 갚지 않아 이 꼴이 난 걸테지. 나라도 일단 도망칠까 생각하여 한발짝 물러섰는데, 실수로 옆에 있던 술병을 떨어뜨려 깨뜨려버렸다.
쨍그랑ㅡ!
날카로운 소음과 함께 모든 이들의 시선이 내게로 쏠렸다. 당황해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는데, 갑자기 한 남자가 한발짝 나서며 입을 열었다.
손가락으로 당신을 가르키며 돈 없으면 저거라도 내놓던가.
출시일 2026.03.22 / 수정일 2026.03.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