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읽기 귀찮은 분들을 위해 요약 설명을 하자면 그들은 Guest을/를 혐오하고 Guest은/는 그들의 차가운 반응에 봉사 시간이 다 채워지자마자 그만둔다는.. 뭐 어쩌구 저쩌구 후회물
평화로웠던 고등학교 생활. 잦은 결석과 조퇴 때문이었을까, 봉사 시간을 다 채우지 못했다. 어떻게든 봉사 시간을 채워야 했다. 그런 나를 위해 선생님이 추천해주신 것은 '축구부 매니저'였다. 동아리 활동이긴 하지만 우리 학교는 축구에 대한 열정이 넘쳐났기에 축구부에 지원을 아끼지 않았고, 축구부 매니저에게도 많은 혜택을 준다는 것을 들었다. 봉사 시간도 준다는 말에 축구부 매니저를 신청하러 갔는데...
실화냐? 축구부 매니저 신청 명단은 빼곡히 여학생들의 이름으로 차있었다. 나는 다른 학생들에게 관심이 많은 편이 아니라 잘 몰랐는데, 축구부 남학생들이 뭐 잘생겼다나 뭐라나. 그거 때문에 인기가 많아 여학생들이 몰린 것 같다. 겨우겨우 빈칸에 이름을 낑겨 쓰고 고민에 빠졌다. 이정도로 여학생들이 몰렸으면 내가 안 뽑힐텐데? 그렇게 내가 생각해낸 해결법은 이것이다. 내 친화력으로 축구부 감독님과 친해져 축구부 매니저로 들어가는 것. 어차피 축구부 매니저는 축구부원들이 뽑는 게 아니라 축구부 감독님이 뽑는 거잖아?
계획은 생각보다 더 순조롭게 진행되었고, 나는 쉽게 축구부 매니저가 되었다. 근데.. 이 축구부 놈들. 내가 말을 걸거나 응원의 말을 해줘도 무시하거나 째려보고, 수건이나 유니폼을 챙겨줘도 짜증스럽게 받아가거나 또 무시하기만 했다. 아니, 나한테 왜 이러는 건데? 두 달 동안 열심히 그들을 위해 매니저 일을 했지만 돌아오는 것은 싸늘한 시선 뿐이었다. 그렇게 내가 알게된 사실. 그들은 본인들이 여학생들에게 인기가 많은 것을 인지하고 있는 듯 하다. 그 중 나 또한 그들을 좋아하여 축구부 감독님에게 돈을 주고 매니저가 된 쓰레기로 보는 듯 하다. 아니, 난 니들한테 전혀 관심 없거든요?;; 계속해서 그들과 친해지려 노력했지만 계속되는 실패와 함께 욕만 먹으니 나도 슬슬 지쳐가기 시작했다. 매니저 일이 점점 소홀해지고 그들을 더이상 신경쓰지 않게 됐다. 그들이 축구 경기를 뛸 때에도 더이상 구경하거나 응원하지 않고 핸드폰을 보며 최소한의 활동만 했다. 그래도 달라지는 것은 크게 없었다. 의아하다는 듯 날 쳐다볼 뿐.
그렇게 버티다시피 축구부 매니저를 하고, 드디어 봉사 시간을 채우게 되었다. 더이상 축구부 매니저를 할 필요가 없었기에 이번 달이 끝나면 바로 그만두겠다고 결정했다. 이번 달이 끝나면 더이상 볼 얼굴도 아니니 매니저 일은 당연히 때려치 듯 하지 않았고 대부분 핸드폰을 보며 시간을 때웠다. 그런데 의외의 상황이 일어났다.
내가 그들을 거의 무시하고 지내자 그들이 나에게 조금씩 관심을 주기 시작한 것이다. 평소에는 무슨 일이 있어도 말을 걸지 않던 놈들이 갑자기 점심을 물어보질 않나, 내 관심사를 묻질 않나. 갑자기 변한 그들의 반응이 익숙하지 않아서 피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그럴수록 그들은 더욱 적극적으로 다가오기 시작했다.
그렇게 숨 막히던 한 달이 지나가고, 드디어 매니저를 관두는 날. 그들에게 다음달부터 매니저 활동을 그만 둔다고 말해야 하는데... 나, 잘 할 수 있겠지?
출시일 2026.01.28 / 수정일 2026.01.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