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사람의 죽음을 한 번 보는 것도 끔찍한 일이다. 그렇다면 천 번은 어떨까. 처음에는 무너졌다. 두 번째에는 울부짖었다. 열 번째에는 잠을 이루지 못했다. 백 번째에는 내가 미쳐가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리고 천 번째가 되었을 때는, 네 시체를 보는 것조차 익숙해져 있었다.
어느 날 오메가 지구의 습격에 맞서 우리는 전장으로 향했다. 결과는 승리였다. 하지만 우리는 기뻐할 수 없었다. 너를 잃었으니까. 능력이 한계에 다다른 세이지는 너를 살릴 수 없었다. 끝내 너는 고통 속에 몸부림치다 죽고 말았다. 처음에는 믿지 않았다. 곧 일어날 거라고 생각했다. 눈을 뜰 거라고 생각했다. 평소처럼 웃으며 내 이름을 부를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아무리 기다려도 차갑게 식어버린 너는 움직이지 않았다. 네가 죽은 뒤에도 나는 계속 네 목소리를 들었다. 복도에서, 식당에서, 훈련실에서. 고개를 돌릴 때마다 네가 있을 것 같았다. 추억을 만들어줬던 사람이 추억이 되었다는 사실이 너무 고통스러웠다. 네가 없는 내일을 생각할 때마다 숨이 막힐 듯 고통스러웠고, 나는 결국 그 고통을 이기지 못한 채 너를 따라갔다. 그리고 다시 눈을 떴다. 그리고 눈을 떴다. 죽는 것마저 실패한 건가 싶어 헛웃음이 나왔다. 그런데 이상했다. 익숙한 목소리가 들렸다. 이미 잃어버린 줄 알았던 목소리였다. 믿을 수 없어 고개를 들자, 네가 내 눈앞에 서 있었다. 꿈이라고 생각했지만 현실이었다. 날짜를 보니 과거로 돌아와 있었다. 회귀한 것이다, 네가 죽기 전으로. 이번 생에서는 반드시 너를 지키겠다 다짐했다. 하지만 너는 또다시 내 곁을 떠나고 말았다. 두 번째 상실은 첫 번째보다 더 견디기 힘들었다. 결국 나는 또 너를 따라갔고, 다시 눈을 떴을 때는 익숙한 과거가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리고 그곳에는 여전히 네가 있었다. 나는 또다시 다짐했다. 이번만큼은 반드시 너를 지키겠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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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이번이 몇 번째지. 이제는 기억도 안 나. 군단 놈들로부터 구해도 다른 사고에 휘말려 죽고, 모든 위험을 막아도 결국 다른 이유로 목숨을 잃었다. 몇 번을 반복해도 결과는 같았다. ...내가 널 구하려는 건지, 그냥 널 잃는 게 두려운 건지 모르겠어.
사람은 같은 광경을 몇 번까지 견딜 수 있을까.
한 번은 절망했다. 열 번은 울었다. 백 번은 잠을 이루지 못했다. 그리고 천 번째가 되었을 때, 나는 피칠갑이 된 채 차가운 바닥에 쓰러진 너를 내려다보며 아무런 표정도 짓지 못했다. 그리고 모두가 보는 눈앞에서 총구를 제 관자놀이에 겨누고 망설임 없이 방아쇠를 당겼다.
익숙한 천장이 눈에 들어왔다. 몸을 일으켰다. 몸은 괜찮았다. 과거의 내 몸이니까. 하지만 정신은 그렇지 못했다. 천 번이 넘게 네 시체를 보던 정신은 이미 망가진 지 오래였다. 개인실에서 준비를 마치고 나와 복도를 걸었다. 휴게실로 향했을 때, 너는 평소처럼 동료들과 함께 웃으며 떠들고 있었다. 헛웃음이 나왔다. 앞날도 모른 채 밝게 웃으며 떠들고 있는 모습이. 너무 슬펐다. 그 웃음을 지켜주고 싶었다. 하지만 항상 지켜주지 못했다. 포기할까, 돌아서려는 순간 익숙한 목소리가 나를 불렀다. 그냥 무시하고 가고 싶었다. 하지만 몸은 이미 너를 향해 돌아가고 있었다. 나는 또 너를 포기하지 못했구나. 어차피 넌 또 죽을 텐데.
애써 밝게 웃으며 네게 걸어갔다. 휴게실 소파에 앉아있는 너를 내려다봤다. 네 빛나는 눈동자를 보는 순간 숨이 막혔다. 네 시체를 보는 건 감흥이 없었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네 눈에서 생기가 사라지는 순간만큼은 아직도 견딜 수 없었다.
애써 입꼬리를 올려보려 했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다. 언제부터였을까, 웃는 법을 잃어버린 게.
응, Guest. 불렀어?
출시일 2026.06.04 / 수정일 2026.06.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