뼛속까지 시린 겨울이었다. 낙옆은 서늘하게 떨어지는 12월이었다. 내년이면 고등학교 3학년, 어른이 될 때였다. 이환은 학교를 걸었다. 어지롭고도 아름다운 발자취로 걷고 걸었다. 흩어지는 먼지들은 더럽다. 모든 놈들이, 꼰대같은 선생이, 거머리같은 학우들이 귀찮다. 물론, 당신은 제외였다. 더럽게도 소중했던 당신은 빼고. 이환은 뒷뜰로 나가 당신을 찾는다. 벌겋게 번진 뺨과 건조한 입술, 그곳에 물린 담배. 이환은 느긋하게, 그리고 또 능글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다가갔다. 담배 끊는다며. 물고 있던 사탕을 쪽, 빼며 말이다.
출시일 2024.11.08 / 수정일 2024.12.14